세계 주요지 사설(초)|<쥐트도이체·차이퉁>미에 큰 시련, 유엔기능강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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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중공의 「유엔」가입에 이은 국부의 축출은 전후 4반세기동안 「유엔」을 이끌어 온 미국의 위신에 중대한 시련을 안겨주고 있다.
한편으로는 미국 측이 최선을 다하고도 고배를 들기는 했으나 「닉슨」의 북평행로는 훨씬 수월하게 됐다.
미국의 두개의 중국논리는 이제 완전히 그 의의를 잃었다. 대만은 단순히 미국의 국방정책의 문제로만 남게 됐으며 국제법적으로는 이미 「유엔」에 의해 그 지위가 판가름나 버렸다.
「닉슨」대통령은 「유엔」의 표결로 「워싱턴」과 북평 사이에 문제가 해결됐다는 환상을 갖지 말도록 경고했다. 그가 북평을 방문할 때 대만문제는 다시 거론될 것이며 중공은 계속 대만의 영유권을 주장하게 될 것이다.
이제 「유엔」에 중공이 가입함으로써 몇몇 분단국과 중립국이 가입되지 않은 것을 제외한다면 명실공히 구색은 갖춘 셈이다.
그렇다면 「유엔」이 중공의 가입에 따라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국제기구로서의 기능을 행사할 수 있을 것인가?
물론 군축 등 핵심적인 문제가 중공의 참여로 새로운 전기를 맞게 될 것은 바람직하다.
중공은 앞으로 새로운 지위를 이용하여 큰 영향력을 행사하려 할 것이다.
안보리에서 거부권을 행사하여 미소의 지배체제를 견제할 것이며 「유엔」이라는 기구를 자기 나름대로의 방향으로 움직이도록 노력할 것이다.
중공의 「유엔」가입으로 세계정세가 어떻게 변화할 것인가는 내년 안보리에서의 의제제안과 표결태도로 알 수 있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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