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공위서 8대 첫「날치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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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11개 재정차관 협정체결 동의안을 28일 새벽까지 밤 세워 심의한 국회경제과학위에서 고흥문 의원(신민)이 『외자의 원리금 상환을 위한 시중은행의 대불액이 매년 늘고있는데도 정부보고는 3년 전이나 올해나 똑같고, 내년에도 비슷한 것으로 되어있으니 어찌된 것이냐』고 추궁한데 대해 장례준 경제기획원차관은 『열심히 하겠읍니다』고만 되풀이하자 의원들은 어이가 없다는 듯 웃기만 했다.
또 28일 자정이 되자 김종철 위원장은 『27일 회의를 산회합니다』고 한 뒤 바로 이어 『28일 회의를 개최합니다』고 하자 그때 발언 중이던 이병옥(공화) 의원은 『어제 발언에 이어 계속하겠읍니다』고 받아 폭소가 터지기도.
입법부 권한 침해사건 특조위에 대한 28일 본회의 토론서 고함과 폭소가 교차.
공화당의 김세배 의원은 『의부들이 연행조사반은 일이 없는데 야당이 억지를 쓰느냐』고 말해 야당의석에서 『웃기지 말라』는 고함이 터지자 김 의원은 『공화당의원들이 아무리 병신 같아도 당하고 가만있을 것 같으냐』고 되받아 폭소.
뒤이어 나온 신민당의 유옥우 의원은 『김 의원은 젊은 사람이 의분심도 없이 거짓말을 하느냐』고 꾸짖자 김 의원이 『내가 무슨 거짓말했느냐』고 대들다 야당의원 전원으로부터 『떠들지 말라』는 호통을 받았고, 김한수 의원은 『어느 겸직장관은…어느 중진의원은…』라는 사례를 들면서 공화당의원들도 용기를 내라고 역습하기도.
27일 밤 국회문공위에서는 신민당이 낸 「학원사태에 대한 대 정부건의안」을 공화당의원들만으로 전격 폐기시켜 8대 국회의 첫 날치기를 기록했다.
이날 밤9시 이 건의안에 대한 강근호 의원(신민)의 제안설명이 끝난 뒤 신민당 소속의원 5명 전원은 소회의실에서 따로 회의를 하고있었는데 양찬우 위원장이 단1분 사이에 회의를 속개, 건의안을 폐기시켰던 것.
이 연락을 받고 뛰어나간 야당의원들은 고함을 지르고 윤제술 의원 같은 이는 『이럴 수 있느냐, 여당의원들이 싫건 좋건 간에 한마디 의사표시라도 있었어야 정도가 아니냐』고 했고, 강 의원은 『문공위는 여당만으로 해보라』고.
추경예산안은 27일의 국회 본 회의 심의에서 뜻밖의 복병에 부딪쳤다. 추경안에 대해 김형일 의원(신민)은 남해안 고속도로건설의 계속 사업비가 불법이라고 느닷없이 들고 나와 공화당이 진땀을 빼게 했는데 이를 간신히 해결하자 다시 이중재 의원(신민)이 『양곡판매대전은 72년도부터 전액 농수산부문에만 쓴다』는 부대결의안을 제기.
이 결의안은 결국 표결에 붙여져 재석 1백70명중 찬성 69표. 기권 1백1표로 폐기해야 했고, 이 때문에 본회의는 해질 무렵까지 계속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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