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어트」의 첫 번 결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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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65년에 작고한 20세기의 시성「T·S·엘리어트」가 생전에 밝히기를 꺼렸고 그의 당부에 따라 사후에도 밝혀지지 않았던 그의 첫 번째 결혼이야기가 곧 발간될 『「T·S ·엘리어트」회고』(로버트·셍코트)에 생생하게 기록될 것이라 하여 화제가 되고있다.
「엘리어트」는 27세 되던 해인 l915년「비비앤·헤이」라는 영국 여성과 결혼했으나 1932년 큰 이유 없이 합의 이혼, 25년 동안 독신으로 지내다가 1957년 그의 비서였던 「발fp리·플래처」와 재혼했다. 이때「엘리어트」는 68세의 노인이었으며「발레리」는 불과 30세의 처녀였다.
「T·S·엘리어트」회고』 를 쓴「로버트·셍코트」는 영국의 문학비평가로서「엘리어트」와는 약 40년 동안 가까이 지낸 문우. 그 역시 2년 전에 세상을 떠났으나 그가 남긴「T·S·엘리어트」회고』가 햇빛을 보게 됨으로써「베일」에 싸였던「엘리어트」의 첫 부인에 관한 이야기가 세상에 알려지게 된 것이다.
이 책에 의하면「비비앤」온 섬세하고 언약하고 감수성이 강하며 고독해 보이는 여자로서 이러한 성질들이「엘리어트」를 매혹시켰다고 쓰여져 있다.
『그러나 1920년대에 들어서면서「비비앤」의 성격이 차츰 고집스럽게 변해가기 시작했고「엘리어트」도「비비앤」의 변한 성격에 싫증을 느끼기 시작했다. 30년대에 접어들자 이들의 결혼생활은 도저히 계속될 수 없으리라는 예감을 갖게 했다.』
이로부터 이들 부부는 별거생활에 들어갔다고 한다. 그러나「엘리어트」는「앵글로·가톨릭」「카운슬러」의 이혼 충고에도 불구하고 이혼에는 결단을 내리지 못하고 고민 속에서 몸부림쳤다.
그가 마침내 이혼을 결심하게 된 것은 1932년 그가「하버드」대학 교수로 부임하기 위해 미국으로 떠나게 된 것이 계기가 되었다. 『「T·S·엘리어트」회고』는「도드」와「미드」출판사에서 이 달 중 발행될 예정인대 이 출판사 편집인인「토머스·H·립스콤」은 『미망인「발레리」여사가「엘리어트」의 뜻을 저버리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고 밝히고 『이 책의 출판은「발레리」여사의 도움이 전혀 없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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