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개선」에 괄목할 연구|과학전서 선보인 새「아이디어」몇 가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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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10월5일∼11월4일 국립과학관에서 열리고 있는 제17회「과학전람회」에는 물리, 화학, 생물, 지학, 산업의 5개 분야에 걸쳐 전국각지에서 출품된 1백50점의 연구작품이 전시되고 있다.
과학관 2,3층에 마련된 전시장에는 대통령상에서 노력 상에 이르는 각종 수상작들이 먼저 눈에 띄지만 수장작품 아닌 것 중에서도 「간장의 일광욕에 관한 연구」「곡물에 오염된 유기수은제의 잔류성에 관한 연구」「콩나물 방부제에 대한 실험적 연구」「재래식 발효성 식품의 개선」과 같은 식생활과 직접 관련되는 연구를 비롯해서 「안전한 뚜껑」「증숙 겸용밥통」 「항구적인 구서 대책」「개량두꺼비집」「인천만 오염에 관한 위생학적조사」「불량식품공해방지용병 및 자동식마개」 등 새롭고 재미있는「아이디어」와 실생활에 도움을 주는 연구결과를 찾을 수 있다.
이 가운데 유해식품으로 지적되었던 콩나물과 전통적인 발효식품의 오염, 유기 수은 제에 오염된 곡물에 관한 연구, 간장의 일광욕에 관한 조사의 결과를 뽑아 다음에 소개한다.
충남여중교사 이감룡 조창원씨가 콩의 발아실험을 통해 얻은「콩나물의 방부제선정」 연구의 결론을 보면 콩나물 부폐의 주원인은 종자에 부착된 부패균과 물에 함유된 균 때문이다. 이런 균은 방부제를 사용함으로써 번식을 방지할 수 있는데 실험결과 보사부령 1백37호 규제 식용방부제인「포타시움 소베이트」가 효과적일 뿐 아니라 가격이 저렴하다. (콩나물1상자 당 5원 꼴)
방부제의 사용법은 종자를 소독하거나 시판하기 하루 전에 콩나물을 소독하면 되는데 연구자들은 이 방부제가 콩의 부패를 효과적으로 막으면서도 인체에 해가 없어 가장 적합한 방법이라고 밝히고 있다.
곡물에 사용되는 농약이 곡식에 남는 양과 잔류량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한 부산시 연산 국민학교 김인도 교사는 경남 일대에서 수집한 곡물을 분석한 결과 쌀에 0.120PPM의 유기 수은 제가 오염된 것을 알아냈다. 수도도열병예방제로 많이 사용되는 유기 수은 제(P·M·A)는 잎과 줄기·뿌리순서로 상당한량 잔류하게 되는데 쥐에 실험한 결과 15일간 평균4백92㎎의 유기수은을 먹은 쥐는 먹기 전보다 41.8%나 체중이 줄었고 쥐5마리에 매일 1㎎을 먹이자 40일이 되기 전에 한 마리씩 전부 죽었다. 또 유기수은이 생식 소에 축적되면 생식기능이 마비되고 골과 간, 콩팥에 쌓이면 조직이 파괴되는 결과를 나타냈다.
재래식발효성 식품으로 된장·식초·메주·젓갈류 1천여 점을 수집, 그 안의 균을 분리한 대구 서부 국민학교 윤영기 우재희 김경숙 교사는 채집한 식품 중 장류에서 9종, 식초류에서 6종, 젓갈류에서 9종, 모두가 종의 균을 밝혀냈다. 이 가운데 인체에 유해한 균이 10종류로 장류에서 3종, 식초류에서 5종으로 나타났다. 발효와 동시에 일어나는 부패에서 유해균 종을 제거하려면 각 식품에서 발견된 유익한 균주 가운데 가장 배양력과 발효력이 강한 균을 선택, 단일 종으로 배양해서 살균한 원료에 접종하면 유해균 제거가 가능하다고 연구자들은 밝혔다.
「간장 일광욕에 관한 연구」를 출품한 중남고교 송원섭교사는 간장이 일광을 많이 받고 2년 이상 오래 저장할 수록 품질이 떨어진다고 재래식 사고에 반대되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또 간장은 색깔이 적갈색에서 검정 색으로 진해질 때 냄새가 강해지며 국물이 탁하고 영양도 감소하며 독성까지 생겨난다. 간장의 영양가를 가름하는 「아미노산」성 질소는 간장을 담근 뒤 1년 내외의 시기에 가장 많이 포함되며 그 뒤로는 줄어들었다. 총질소량(아미노산성 질소로 변하는데 필요한 것)도 1년 미만에서는 극히 적고 1∼2년에서 가장 많으며 그 뒤에는 감소했다.
연구자 송원섭 교수는 간장이 숙성기간을 필요로 하는 것을 과학적으로 증명하고 1년 이내에 먹으면 소금물을 먹는 것과 같은 결과이며 또 3년 이상 저장해서도 좋지 않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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