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화적 발레리나 「마르코바」여사 대학강단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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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세계의 「발레」계에 많은 신화를 남기고 63년 은퇴했던 영국의 「프리마·발레리나」 「앨리시아·마르코바」여사가 내년부터 미국 「신시내티」대학교 음악대학에서 「발레」강의를 맡게 돼 화재를 일으키고 있다.
이미 60대에 들어선지 오래됐으나 아직도 젊은이 못지 않은 아름다움과 생기를 간직하고 있는 「마르코바」여사는 62년 「런던」에서 마지막 무대를 밟은 후 63년 은퇴를 선언, 그로부터 몇 달 후 미국 「뉴요크」의 「메트러폴리턴·오페라·하우스」의 「발레」책임자로 재직했다.
69년 그 직을 사임하자 「발레」계에서 「마르코바」의 이름은 아주 사라져 버리는 것이 아닌가 싶었으나 후진양성에 다시 앞장서게 됨으로써 「발레」계에서는 큰 찬사를 보내고 있다.
공식적으로는 내년부터 「발레」교수칭호를 받게 되는 것이지만 「마르코바」여사는 이미 「신시내티」에 정착, 학교강의를 시작했다. 비록 학생들은 「마르코바」여사의 「발레」를 보지는 못했지만 「카마르고」 「타글리오니」 「파블로바」 등 이미 옛날사람이 돼버린 여러 무용가들과 함께 「마르코바」의 신화를 잘 알고 있으므로 모두 「마르크바」여사에게 사사 받기를 열망했다.
「마르코바」여사에게 「발레」공부를 배우기 위해 몰려든 학생은 순식간에 4백47명이나 되었다. 이 많은 학생들을 모두 가르칠 수는 없으므로 「마르코바」여사와 학교당국이 함께 심사한 끝에 10여명의 우수한 학생들을 뽑아냈다.
「마르코바」여사가 이들에게 가르치는 것은 주로 변주곡(전통적인 고전음악의 무용곡)이지만 특히 「동작 속의 대화」에 중점을 두고 있다. 「마르코바」여사 자신이 이름 붙인 이 「동작 속의 대화」란 바로 「발레·판토마임」을 뜻하는 것인데 미국 무용인들이 특히 「발레·판토마임」에 약하다는 점에 착안한 것이다.
『백조의 호수』의 「히로인」이 되기를 갈망하는 학생에겐 『학생이 백조라면 학생의 팔은 사람의 팔이 아니고 백조의 날개인 거예요』혹은 『잠자는 가인』의 「오로라」지망자에겐 『팔을 그런 식으로 쳐들지 말아요. 「가인」은 팔을 아름답게 공기를 가르듯 올리는 거예요』.
여하튼 「마르코바」여사는 자기생애의 남은 경력을 제2, 제3의 「마르코바」를 만드는데 온통 쏟고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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