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저서로 화제 소의 저명한 유전학자 「조레스·메드베데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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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집착적 사회개혁 환상증」으로 정신병원에 감금됐던 소련의 저명한 유전학자이자 지식인의 대변인인 「조레스·메드베데프」교수가 정신병동의 내막을 폭로, 최근 「런던」에서 책으로 발간됨으로써 세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지난주 영국 「맥밀런」출판사에 의해 노어판으로, 그리고 오는 12월 미국에서 영문판으로 출판될 『광증의 문제』에서 그는 소련정부의 지식인에 대한 심리적 탄압과 과학을 「이데올로기」에 종속시키려는 「스탈린」시대의 부활을 통렬히 비난했다.
과격한 정부비평과 특히 「스탈린」어용학자 「루이셍코」를 비난한 저술로 방사능연구소장에서 물러난 그는 그후 줄곧 정부의 지식인에 대한 탄압·검열·내사 등을 냉철한 눈으로 파헤쳤다.
이러한 글들은 지하신문들을 통해 서방으로 흘러 들어와 최근 미국에서는 이를 수록한 『「메드베데프」집』이 간행되기까지 했다.
그는 그러나 이 때문에 체포, 19일간의 정신병동신세를 져야 했다. 그는 결국 유명한 사학자인 쌍동이 동생과 「솔제니친」 「사하로프」 등 국제적으로도 저명한 지식인들의 항의로 석방됐다. 더 이상 심리적 탄압을 하지 않을테니 내막을 폭로하지 말라는 비밀경찰의 요청과 함께.
그러나 석방직후 「정기검진」으로 다시 병원에 불려간 그는 자기가 「초기정신분열증」 및 「집착적 사회개혁 환상증」의 낙인이 찍혀있음을 발견, 내막 폭로를 결심했다.
일부는 동생에 의해 쓰인 2백21「페이지」에 달하는 이 책에서 「메드베데프」교수는 조용한 일기형식을 빌어 날카로운 비평을 하고 있다.
『모든 사람에게 평등하다는 의료제도는 또한 정부의 통제와 정치적 규제를 위한 수단으로도 이용된다. 개인에 관한 임상기록은 정부관리·기관 등에 열람되며 특히 정신분석의들은 젊은이들의 해외여행, 연구기관 또는 여러 가지 직장에의 길을 비밀리에 거부, 정부의 통제정책에 커다란 역할을 하고 있다. 임상기록은 범죄기록이나 유대인 태생처럼 한 개인의 운명을 좌우하게 된다』 감옥 또는 정신병원에 감금돼있는 지식인들을 위해 심리적 보복을 중단할 것을 요구하고 있는 「메드베데프」자신의 운명 또한 어떻게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레닌」 농업연구원의 연구원이란 말단 자리로 밀려난 그는 언제고 다시 「검진」이란 이름으로 불려갈지 모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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