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씨가 먼저 손을 내밀어 염종련과 악수하고 윤 여사가 서와 악수.>
▲이=그 동안 안녕하셨습니까. 다시 만나 반갑습니다. 신임장 교환은 3번이나 만났는데 생략합시다.
▲서=정말 3번이나 만나니 반갑습니다.
▲이=사람이란 서로 자주 만나야 친해지고 이해가 증진되는 것이 아닙니까. 우리도 자주 만나 적십자를 이해하고 친해집시다.
▲서=그렇습니다.
▲윤=너무 시끄러운데 좀 조용해 주었으면(혼자 뒤를 돌아보고).
▲이=적십자에서 일해보니 적십자사가 독특한 사업을 하는데 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어떤 일이든 한가지만 하면 잘 알 수 없는데 내가 이것저것 해보니 적십자사는 역시 독특한 사업을 하는 곳입니다.
▲염=정말 그렇습니다.
▲이=내가 낚시를 하는데 낚시란 고기를 잡는데서 시작해서 고기를 잡는 것으로 끝납니다.
우리도 적십자의 박애정신에 입각해서 일을 시작해서 박애정신에서 일을 끝마칩시다.
▲서=그렇습니다.
▲윤=정말 너무 시끄러운데….
▲이=서 선생님 고향은 어딥니까.
▲서=산에는 머루와 다래가 있고 전야에는 오곡백과가 무르익는 곳입니다. 어딜 까요.
▲이=시를 읊는군요.
▲윤=우리고향 충남이 바로 그런 곳입니다.
▲이=삼수갑산은 아닐 테고 어딥니까.
▲서=바로 갑산 입니다.
▲이=호랑이가 많지요.
▲염=옛날에는 그랬습니다.
▲서=지금은 문화주택이 들어서고 인민들이 문명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윤=(서를 보고)지금도 거기 사세요.
▲서=지금은 안 삽니다. 우리가 서로 자주 만나 오고가야 잘 알 수 있지 않겠습니까.
▲윤=물론입니다.
▲서=앞으로 자주 만나 친해지면 이 선생님은 저희들을 초청하겠습니까.
▲이=서울에서 제일 높은 32층 빌딩의「스카이·라운지」에 제일 먼저 초청하겠습니다.
▲서=댁으로 초청해야 되지요. 그러면 문 건을 전달하겠습니다.(이때서는 문서를 전달하면서)
이것은 우리측 적십자 회 중앙위원장이 대한적십자사 최두선 총재에게 보내는 문 건입니다.
▲이=(문서를 받으며)최 총재에게 전하겠습니다. 우리는 북한이라고 부를 터이니 양해하시오.
▲서=(「사이다」마시면서)민족의 피를 연결하는 이 회담의 성공을 위한 축배 듭시다. 우리 적십자사업을 잘 해갑시다.
▲윤=그런 소망으로 여기서 자주 만납시다.
(서를 보며)서 선생은 키가 얼마나 됩니까.
▲서=나는 1m65㎝입니다.
▲윤=나보다 작은데 이를 어쩌나. 나는 1m67㎝입니다.
▲이=자, 그러면 안녕히 가십시오. 기자여러분도 수고했습니다. 감사합니다.
(낮 12시8분. 양쪽 일제히 퇴장)이씨가>
"서울「스카이·라운지」에 초대하겠소 내 고향은 머루·다래 무르익는 갑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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