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반공교육」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지난12일 한 적이 남북에 이산된 가족 찾기 운동을 제의하자 북괴가 이에 즉각 호응하여 온 것은 반가운 일이다.
우리국민전체는 물론이고 세계여론이 이번 남북간 인도적 회담이 원만한 실효를 얻게 되기를 충심으로 바라고 있다. 이를 성취하기 위해서는 먼저 우리의 총화와 단결이 절실히 요청된다. 그러나 불행히도 우리 앞에는 이를 저해하는 요소가 적지 않다. 이것을 제거하기 위하여 나는 옛날 공자의 말을 인용하여 우리의 각성을 촉구하려 한다.
「불환과이환불균이오 불환빈이환불안이라」. 즉 우리의 부족을 걱정하지 말고「고르지」못한 것을 걱정하며 우리의 가난한 것을 걱정하지 말고「마음의 불안」을 걱정하라는 말이다. 즉 불균형과 불안의 38선을 먼저 제거하여야 한다. 그리고 나아가서 올바른 통일교육을 통하여 우리의 반공자세를 재정비하여야 한다. 지난날의 반공교육은 공산당의 비합리적인 일면만을 지나치게 강조한 감이 적지 않다. 전시에는 그러한 면을 강조하는 것도 무방하겠으나 지금과 같이 비 전시에는 더 우기 남북접촉이 움트고 있는 현 시점에서는 반공교육은 공산주의의 본질을 이해하며 그 정상적 면을 분석하여 새 세대로 하여금 이성적 머리를 가지고 공산주의를 비판하고 그 불합리성을 파헤쳐서 설득력 있는 합리적 교육을 해야한다. 그러므로 앞으로의 통일반공교육은 민주주의의 이념과 실제를 교육하는데 목적을 두어야하며 민주주의를 수호하기 위하여 반공하는 것이며 반공자체가 목적이 아님을 가르쳐주어야 한다. 즉 반공을 위한 반공에 역점을 두지 말고 민주사회건설과 그 가치실현에 중점을 둔 교육이 되어야 한다.
원래 참된 반공교육은 탁상이론문제가 아니라 생활교육에 속하는 것이다. 우리가 살아 있는 정치·문화·경제적 생활환경에 만족하고 안정을 느끼며 이러한 행복한 환경이 파괴되고 위협을 당할 때 이를 지키기 위하여 반공의식이 발작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통일반공교육은 요란스럽게 구호만을 외치는 일도 아니며, 야비하게 욕설을 퍼붓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며, 지금 내가 살아 있는 민주체제를 지켜야겠다는 신념을 갖도록 교육하는 것이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