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실·부엌등 유기적으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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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주생활에도 어떤 질서가있어야 한다면 이와같은 모순된 질서는 개선되어야할문제다. 이런 모순이 빨리개선되지않는 원인의 하나는 아직까지도 주부들이 가사를 전담하지않고 대부분의 가정이 가정부의 힘을빌어 살림을하기때문이다.
또한 이유를 뒤 바꾸어 이처럼 모순된 공간이기때문에 주부들이 가정부를 필요로 하는 것이라고 해석할수도 있다.
가급적 주어진「스페이스」속에서 시작과 끝이 있어야 한다. 작업「스페이스」일수록 더욱 그렇다. 나는 이런뜻에서 일반에게 그 관념이생소한 「유틸리티」, 즉 공간의 효용의 채택을생각해본다. 우선세탁장소(또는세탁조·세탁기·건조기)·「아이롱」대·작업대·의류정리및 청소도구장·간단한 욕실용「보일러」등을 적당한장소에 몰아서 마련하면 작업거리가 단축된다. 따라서 자동적으로 일의 능률이 오르고 시간도 절약된다.
여기에는 시설의 기계화가 따라야되는 것 이지만「스케치」ⓛ에서 보는바와같이 세탁조, 간단한 「아이롱」대를 겸한 작업대, 의류 정리장, 청소도구고를 부엌 한모퉁이에 꾸밈으로써 「유틸리티」와 부엌, 다시옥외「서비스·야드」로연결된 일련의 작업공간 구성에서 합리화되고 체계화된 기능이주는 의의가 무엇인지 평가할수있을 것이다.
이미 지어진 주택 내부에 새삼스럽게 「유틸리티」를꾸민다는 것은 기존 「스페이스」에 달린 문제지만 면적상 여유가 없는 한 쉬운문제는 아니다. 그러므로 편리한 작업공간을 원한다면 평면계획 과정에서 결정해야한다. 소주택이라해서「스페이스」할당에 인색할 필요는 없다.
아무리 훌륭하게 구성된 공간이라도 거실은 거실대로, 부엌은 부엌대로 뚝 떨어져 있게 한다는것은 잘못이다. 서로 유기적인 동선관계를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는것은 필연적인사항이다.
「유틸리티」는 거실과 부엌, 그리고 주부실과도 가까와야하며 특히 부엌과의거리는 짧을수록 편리하고경제적이다.
잘 짜여지고 질서 있는 주공간은 「스페이스」의 이용도를 높여주고 그 속에담겨진 인간의 생활을 합리적인 방향으로 이끌어준다고 볼 수 있다. 무엇보다도 「유틸리티」의 보편화로우선 주부들의 전근대적인 작업공간이 개선돼야겠다. 「스케치」①은 필자의 「아이디어」소주택에 적합한「유틸리티」의 형태. 부엌의 일부나, 작업동선은 뚜렷이 구분된다. 바닥·벽의 마감재는 부엌과 같이 내수재 처리. 욕실이 인접해있고, 밖으로 「서비스·야드」를둔다. 「스케치」②「리처드·J·노이트러」씨「아이디어」「유틸리티」는 이미 필수조건으로 등장되고 있다. 부엌과의 거리는 물론 각실과의 동선관계가 집중된 위치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보여주는 한예. 노영종 <건축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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