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출의 새경지…필리니감독의 「로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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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길』『「카빌리아」의 밤』등 여러편의 명화를 남긴 「네오·리얼리즘」(신현실주의)의 거장 「피데리코·펠리니」감독이 최근 그의 예술활동에 새로운「에포크」를 이룰 새 영화를 만들고있어 비상한관심을 모으고 있다.
『로마』란 제목의 이영화는 「펠리니」감독의표현을 빌면 「로마」의 초상화며 동시에 자화상.
「로마」에대한 추억(과거)과 꿈(미래)을 「필름」이란 매체를통해 현실화시킨다는 것이 「펠리니」감독의 의도인데 그주제가 특이해서 촬영현장엔 일반관중은물론 세계각국의 저명한 영화인들까지 몰려들어 큰혼잡을 이루었다.
이 영화는 검은 「재키트」를 입고 검은 반장화를 신은 한떼의 젊은이들이 「모터사이클」을 타고 동트기전의「로마」시내를 질주해들어오는「신」으로부터 시작된다.
『서두는「리미니」에서의 나의학교시절이었읍니다.(「폘리니」는 1920년 「리미니」에서 출생) 그때 나에게 「로마」의존재는 곧「줄리어스·시저」였으며 「네로」였으며 「로마」인이었으며 탐욕스러운 향락주의자들이었으며 동시에 무적의 전사들이었읍니다.』
「펠리니」감독은 청년시절에 이처럼「파라독스」에 가득찬듯 보였던 「로마」를 이제와서 현실·회고·환상을 누벼가며 재현시키는 일은 참으로 보람된 일이라고 말했다. 「펠리니」감독은 또한 일단의 난폭한 「모터사이클리스트」들이 황량한 「로마」를 점거하는것이 무엇을 뜻하느냐는 계속된질문에 다음과같이 답하고있다.
『내가 대답을 하는것보다는 묻는 사람 자신이 대답을 찻는것이 재미있을 것이다. 야만인들의 침략을 상징하는 것일까? 「파시즘」의 재현을 의미하는 것일까? 모택동주의의 도내를 암시하는것일까? 오늘날 세계를횡행하는 폭력을 묘사하는 것일까? 그것은 어쩌면 당신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일지도모른다.』 어쨌든 『로마』는 아직촬영초기단계에 있지만 과거·현재·미래를엮은 「펠리니」감독의 독특한 연출기법은 벌써부터 커다란화제를 일으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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