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동제 확인」의 「일사천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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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회의 일정이 처음부터 짧기도 했지만 10일 하오의 개별회의와 전체회의자체도 1시간으로 예정됐던 회담이 10분 또는 20분만에 끝나는 등 이번 회담은 마치 사전 약속된 것을 확인하는 것 같은 분위기였다.
10일 하오 「리셉션」에서 회담이 이렇게 지나칠 정도로 「스무드」하게 진행되는 문제에 화제가 미치자 수전 일본대장상은 『여인들의 「스커트」와 회의는 짧을수록 좋다』면서 파안대소.
와병중인 복전 외상 대신 목촌 경제기획미장관이 일본측 수석대표가 된데 대해 한국측 대표단의 반응은 각양각색이었다.
김학렬 수석대표는 『상관없다』고 자못 낙관적인 표정을 지었지만 지난해 서울회담을 통해 친교가 두터워진 복전 외상 얼굴이 보이지 않는데 퍽 서운한 모습이었으며, 미묘한 정치문제를 다뤄야 했던 김외무의 표정은 더욱 착잡한 듯.
『북괴와의 인사교류확대』라는 목촌 발언은 한국측 대표단은 물론 기자들간에 심각한 반응을 불러일으켜 10일 하오 김기획이 제국「호텔」에서 베푼 「리셉션」에까지 비화, 많은 논란을 일으켰다.
한국기자들이 진상을 캐묻자 최광수 아주국장은 『그런 말을 한 일이 없으며, 그 비슷한 말도 한일 없다』고 해명했으나 납득하지 못하겠다는 표정을 짓자 이번에는 김외무가 긴급 기자회견을 요청, 『목촌 외상대리의 발언내용은 민간의 움직임이 그렇다는 것이지 일본정부의 입장은 아니다』라고 해명.
한편 공동성명 문안작성과정에서는 한국대표단 안에서 논쟁이 일어나 김기창과 김외무가 서로 언성을 높였고, 이 때문에 폐막전체회의와 공동성명 발표예정이 1시간 이상이나 늦어졌다.
공동성명의 정치관계문안은 양국 외교 실무단의 절충으로 11일 새벽3시까지 기초가 완료되어 김외무와 목촌 외상대리간에 확인됐으나 한국측의 경우는 부총리이자 회담수석대표인 김기획과 사전협의를 거쳐야 하는데 뒤늦게 문안을 본 김기획이 일부자구내용에 불만을 표시, 수정을 요구했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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