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공해빙 대처한 방파제|중공 위협받는 양국의 사실상 방위조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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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인도·소련사이에 급작스럽게 체결된 20년 유핵 평화·우호 및 협조조약은 미·중공관계 완화로 예상되는 중공주변 국가들의 동맹관계 재조정의 첫「케이스」라는 점에서 의의를 찾을 수 있다.
또 새로이 형성되고있는 미·소·중공 삼각 세력권에 열전의 가능성을 뚜렷이 내포하고있는 인도·「파키스탄」과 같은 화고사가 동맹함으로써 일반적으로 평화지향성으로 풀이되어온 미·중공 해빙기 위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게 되었다.「싱」인도외상은 공식명칭엔 상관없이『불가침』조약이라고 말하는가하면「업저버」들은 사실상 방위조약이나 다름없다고 풀이하고도 있다.

<비동맹정책 수정>
특히 인도가 고수해온 비동맹중립정책에도 수정이 가해지는 듯한 인상마저 풍기고있다. 60년 초, 인도·중공 국경분규가 있을 때부터 소련과 인도사이에 싹튼 상호인력은 그 동안 계속 작용되어 왔지만 그 인력이 사실상의『방위조약』에 까지 진전하게된 계기는 분명히 급작스럽게 마련된「닉슨」미대통령의 중공방문결정과 동「파키스탄」의 사태와 관련, 중공의 공공연한 지지를 받고있는「파키스탄」과 인도간의 일촉즉발 적인 사태와도 직결돼있다고 볼 수 있다.

<미국의 향배 모호>
또 미국은 조심스럽게 인도와「파키스탄」에 대한 지조에 균형을 이루려고 노력해 왔지만 양국간에 전쟁발발시 전략이익을 앞세우고있는 미국의 향배가 분명치 않다는 것도 인도의 불안을 자아내왔다.
따라서 미·중공의 합작은 인도 측 입장에서 볼 때 사면초가의 분위기를 조성했던 것이다. 그런 입장에서 인도가 소련과 손을 잡는다는 것은 거의 필연적인 것이다.
소련 측으로서는 미·중공합작에 대한 유일한 견제작용으로서 인도와 손을 잡는 방법을 택하게 된 것이다. 이는 또 미·중공합작에서 위협을 느끼는 모든 군소 국가들에게 세력균형의 대안을 제시해 주고 있다.

<동아삼단화의 진정>
인·소 조약의 첫 영향은 위험수위에 달한 동「파키스탄」에서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벵골」인을 적극 지원하는 국내여론과 그러한 조치가 몰고 올 전쟁위험의 중간에서 모호한 정책을 추구해온「인디라·간디」인도수상은 이 조약으로 얻은 소련의 지원을 배경으로 적극적인 개입을 결정할 가능성이 많다. 그 가능성이 실현될 때, 아직 미완성단계에 있는 삼각세력권의 세계질서는 무서운 시련에 부닥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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