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행증 없이 운행 두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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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서울역∼천호동 사이를 운행하는 건대산업(대표 김전실·55·서울성동구천호동163) 소속 좌석 「버스」49대가 영업세와 통행세 등 각종 세금을 석달씩이나 내지 못해 운행증을 발급 받지 못했는데도 두 달이 넘도록 버젓이 부정운행을 해온 사실이 드러났다.
이 같은 사실은 8일 하오 이 회사 소속 운전사·여차장 등 종업원 2백여명이 3개월씩이나 노임을 받지 못한데다 운행증 없는 「버스」를 더 이상 운행할 수 없다고 파업을 벌임으로써 밝혀졌다.
서울시내 좌석 「버스」 노조 건대지부장 박석동씨(35)에 따르면 건대산업은 지난 5월부터 운전사들의 수당, 여차장과 정비공들의 노임 등 모두 3백70여만원을 지급치 않고 있으며 6월과 7월까지 2개월분의 각종 세금을 내지 않아 이 회사소속 49대의 「버스」가 모두 운행증이 없이 운행해 왔다는 것이다.
운전사 윤창식씨(38·성동구둔촌동37)의 경우 운행증 없이 2개월동안 운행했으나 한번도 단속을 받지 않았다는데 그동안 서울역·청계천동 세 곳에서 교통경찰에 차에 운행증을 부착하지 않았다고 적발되었으나 『회사에서 운행을 시키니 어찌하느냐』고 사정, 무사통과 됐다고 말했다.
2개월 동안 꼭 한번 적발 당한 일이 있다는 운전사 엄룡씨(47·천호동162)도 같은 방법으로 단속을 면했다는 것이다.
불법 운행하던 「버스」 49대 중 차량검사 유효기간이 지나고도 재검사를 받지 않은 36대는 지난달 17일 검사미필의 이유로 당국에 의해 직권말소처분(폐차처분)되어 최근에는 서울영5-5401 등 13대만이 운행했으나 그나마 8일 종업원들의 파업으로 모두 운행이 중지되었다.
한편 파업에 들어간 운전사들에 따르면 회사측은 좌석 「버스」 사업조합에 내야할 조합비도 제대로 내지 않는 바람에 운전사들이 딴 직장으로 옮기려해도 사업조합에서 내주는 사임신고필증을 교부 받지 못해 70여명의 운전사들이 13대의 「버스」에 교대로 3일에 한번씩 오전·오후로 나눠 타왔으며 밀린 노임도 못받은 차장 방영자양(19) 등 10여명은 서울에 연고자조차 없어 합숙소에서 점심을 굶는 등 비참한 생활을 해왔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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