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스텔 공급과잉 해소되나 … 투자자들 발길 북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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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공급이 뜸했던 오피스텔에 수요자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사진은 25일 분양에 들어간 광교 센트럴 푸르지오시티 오피스텔 견본주택. [사진 대우건설]

서울 광진구에서 사는 김선우(40·회사원)씨는 최근 수도권의 미분양 오피스텔을 한 채 구입했다. 그는 이미 2년 전 분양 때 이 오피스텔 한 채를 분양받아 임대하고 있다. 김씨는 “올해 초 입주 이후 임대료가 꾸준히 오르고 있어 임대수입을 늘리기 위해 추가로 매입했다”고 말했다.

 공급 과잉 우려로 위축됐던 오피스텔 분양시장이 되살아나고 있다. 미분양 판매 속도가 빨라지고 신규 분양 오피스텔엔 투자자가 몰린다. 8·28 전·월세 대책 등으로 투자 환경이 좋아진 영향이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공급이 뜸했던 것도 원인으로 꼽힌다.

 지난 9일 롯데건설이 서울 순화동에서 내놓은 롯데캐슬 오피스텔은 12.1대1의 청약경쟁률을 기록했다. 23㎡형(이하 전용면적)의 경쟁률이 45.4대1이나 됐다. 지난달 세종시에서 나온 세종의아침 오피스텔도 13.2대1의 높은 경쟁률을 나타냈다. 석 달 전인 7월 세종의아침 인근에서 청약 접수한 오피스텔이 대거 미달된 것과는 대조적이다.

 미분양 오피스텔도 잘 팔린다.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의 푸르지오시티3차 오피스텔은 최근 한 달 새 200여 실이 계약됐다. 백상건설이 경기도 남양주시 별내지구에서 분양 중인 백상앨리츠 2차 오피스텔은 거의 팔렸다. 하태인 백상건설 사업본부장은 “지역별로 차이가 있겠지만 전반적인 분위기가 3분기 들면서 확실히 달라졌다”고 말했다.

 정부의 잇따른 부동산 대책이 오피스텔 투자 환경을 좋게 했다. 연내 오피스텔을 구입해 주거용으로 쓰면 아파트처럼 5년간 양도소득세가 면제되고(4·1 대책), 6억원 이하 오피스텔을 사면 연 2.8~3.6% 수준인 근로자·서민주택구입자금대출을 받을 수 있다(8·28 대책). 대출 한도도 1억원에서 2억원으로 상향됐다.

 또 대출 요건(소득)은 부부 합산 연 4500만원에서 연 6000만원으로 완화됐다. 임대사업자에 대한 세제 지원도 강화됐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정부가 전·월세 물량을 늘리기 위해 오피스텔에 혜택을 많이 주고 있다”고 말했다.

 오피스텔 수익성도 좋아지고 있다. 부동산정보회사인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전국 오피스텔의 연평균 임대수익률은 5.9%이다. 하락세를 멈추고 6월 이후 4개월째 보합권이다. 일부 지역에선 올라 부산이 지난달 6.17%로 전달보다 0.02%포인트 상승했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한꺼번에 몰렸던 입주 물량이 차츰 소화되면서 임대수익률 하락세가 멈췄다”고 분석했다.

 오피스텔 시장 분위기의 호전에 힘입어 신규 분양 물량이 다시 늘고 있다. 이달 말부터 연말까지 전국 20여 개 단지에서 약 1만5000실이 분양될 전망이다.

 대부분 1~2인 가구를 겨냥한 전용면적 40㎡ 이하 초소형 오피스텔이다.

 전문가들은 분위기에 휩쓸린 투자는 삼가야 한다고 조언한다. 특히 최근 나온 오피스텔 관련 혜택을 받을 수 있는지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 자칫 대상에서 제외돼 낭패를 볼 수 있다. 이남수 신한PB 서초센터 PB팀장은 “예상하지 못한 세금 등 부대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예상 임대수익률이 연 5% 이상은 돼야 투자 메리트가 있다”고 조언했다.

황정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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