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AFC 챔스리그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31면

FC 서울 김주영(오른쪽)이 2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AFC 챔피언스리그 결승 1차전 광저우와의 경기에서 헤딩으로 공을 걷어내고 있다. [임현동 기자]

FC 서울과 광저우 에버그란데(중국)의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결승 1차전이 열린 26일 서울월드컵경기장. 경기 시작 10분 전 경기장 동쪽에 앉은 1만여 명의 관중이 일제히 카드를 들어올렸다. 흰 바탕에 ‘ASIA NO.1(아시아 넘버 원)’이라는 빨간 글씨가 선명하게 드러났다. 아시아 최고 클럽 팀을 가리는 결승 무대와 어울리는 화려한 카드 섹션이었다.

 서울과 광저우는 수준 높은 경기를 펼치며 경기장에 모인 5만5501명을 홀렸다. 지난 12일 같은 장소에서 열린 한국과 브라질의 축구대표팀 평가전(6만5308명) 못지않은 열기였다. 특히 서울에서 열리는 첫 AFC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이라 관심이 컸다. 경기 시작 3시간 전부터 경기장 주변 교통이 마비됐다. 서울 선수단도 차가 막혀 예상보다 30분 늦게 도착했다.

 카드 섹션은 마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을 보는 듯했다. 서울 공식 서포터스와 일반 관중이 힘을 합해 자리에 있던 카드를 높이 들어올려 장관을 연출했다. 남쪽 자리를 모두 메운 1만여 명의 광저우 팬도 대형 깃발을 흔들며 분위기를 띄웠다.

 2-2로 비긴 경기도 ‘명품’이었다. 서울 공격수 에스쿠데로(25)는 전반 11분 데얀(32)의 스루패스를 받아 오른발 슛, 선제골을 넣었다. 1년에 1200억원을 쓰는 수퍼 클럽 광저우도 팬들을 실망시키지 않았다. 전반 30분과 후반 13분 엘케송(24)과 가오린(27)이 골을 뽑아내며 역전했다. 승리를 확신한 광저우 팬들이 큰 소리로 응원가를 불렀다.

 하지만 이번에는 데얀이 분위기를 바꿨다. 후반 38분 에스쿠데로의 패스를 받아 동점골을 성공시키며 경기를 원점으로 되돌렸다. 마르첼로 리피(65) 광저우 감독도 경기 종료 후에 “경기 결과가 모든 걸 말해준다. 두 팀 모두 좋은 경기를 펼쳤다”고 칭찬했다.

 2차전은 다음 달 9일 광저우 톈허 스타디움에서 열린다. 서울은 이기거나 3-3 이상으로 비겨야 우승할 수 있다.

글=김환 기자
사진=임현동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