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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de in Korea, 한국에는 팔지 않습니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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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면

왼쪽부터 차례로 닛산 신형 로그, 르노삼성 QM3.

지난달 30일 르노삼성이 부산 공장에서 닛산 신형 로그 생산 양해각서에 서명했다. 르노삼성은 내년부터 부산 공장에서 연간 8만 대의 로그를 생산하게 된다. 이 자리엔 르노닛산의 콜린 닷지 부회장, 르노 아시아·태평양 지역 총괄 질 노만 부회장, 르노삼성의 프랑수아 프로보 사장, 르노삼성 부산 공장장 오직렬 부사장 등이 참석했다.

지난달 르노삼성이 부산 공장에서 닛산 신형 로그 생산을 위해 양해각서에 서명했다.

부산 공장에서 굴러나올 닛산 로그는 엄연한 국산차다. 그러나 국내에선 만나볼 수 없다. 전량 북미 지역으로 수출하기 때문이다. 이날 양해각서 서명식에 참석한 르노닛산의 콜린 닷지 부회장은 “현재 로그가 105개국에서 판매 중이다. 처음엔 부산 공장에서 북미 시장용만 만들겠지만 나중엔 상황이 바뀔 수 있다. 비용과 효과를 고려한 판단”이라고 설명했다. 질 노만 부회장은 “신형 로그 프로젝트는 르노 그룹과 닛산, 르노삼성자동차 3사가 전 세계적으로 협업하는 ‘윈·윈·윈’을 위한 전략적 결정”이라고 밝혔다.

이와 반대로 르노삼성은 올 하반기 스페인에서 생산된 QM3를 전량 수입해 국내 시장에 팔 계획이다. 프로보 사장은 “당장은 QM3을 국내에서 생산할 계획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글로벌 경영으로 국경과 국적의 의미가 퇴색되고 있다. 세계 지도를 펼쳐 놓고 큰 그림을 그리기 때문이다. 그 결과 지엽적으로 봤을 때 상식에 반하는 사례가 생기기도 한다. 르노삼성이 만들지만 국내엔 한 대로 팔지 않는 닛산 로그와 르노삼성이 팔지만 전량 유럽에서 수입해 오는 QM3이 대표적이다. 현대차도 i10을 터키 공장에서 만들어 해외에서만 판다.

한국지엠 역시 2002년 출범 이래 5개 차종을 해외에서 수입해 팔았다. 대형 세단인 스테이츠맨은 지엠(GM)의 호주 사업부문인 홀덴에서 생산했다. 2005년 5월 출시해 2007년 3월까지 1796대를 판매했다. 2008년 5월엔 홀덴에서 베리타스를 수입해 출시했다. 스테이츠맨과 달리 베리타스는 뒷바퀴 굴림 방식이었다. 2010년 9월 단종될 때까지 2513대 팔렸다. 2007년 9월엔 G2X를 출시했다. 뒷바퀴 굴림 로드스터로 2009년 3월까지 179대를 팔았다. 현재 한국지엠은 콜벳과 카마로를 수입해 판매 중이다. 카마로는 재고가 바닥났다. 미국에서 출시된 페이스리프트 모델을 기다리고 있다. 콜벳 역시 최근 미국에서 세대교체됐다. 한국지엠은 곧 구형이 될 콜벳의 재고를 털기 위해 20%를 할인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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