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안 선발 3인방' 나란히 시범경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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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안 선발 삼총사'가 나란히 마운드에 올랐다. 3일(한국시간) 벌어진 메이저리그 시범경기에서 재기를 노리는 박찬호(텍사스 레인저스)와 선발 전환을 시도하는 김병현(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고정 선발에 도전하는 김선우(몬트리올 엑스포스)가 각각 올시즌 첫 선발 등판에 나섰다.

▶The Good

김선우는 올랜도에서 벌어진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의 경기에서 3이닝을 2안타.무실점으로 호투했다. 브레이브스의 선발이 평균연봉 1천5백12만달러(약 1백96억원)를 받는 마이크 햄튼이었고 타선에는 최정예가 모두 포함돼 있었기 때문에 그의 호투는 더욱 빛났다. 삼진은 없었지만 아웃카운트 9개 가운데 6개를 플라이볼로 유도, 떠오르는 볼끝을 유감없이 과시했다.

김선우는 "이제껏 늘 출발이 나빴는데 올해는 출발부터 잘 던져 기분이 상쾌하다. 삼진을 의식하지 않고 맞혀 잡는 기분으로 던졌다. 부담 없이 던진 것이 오히려 좋은 결과를 낳았다"고 말했다.

▶The Bad

2년5개월 만의 선발 등판. 김병현은 마운드에서 볼을 갖고 장난치는 등 여유를 가지려고 애썼다. 그러나 1회 첫 타자에게 볼넷을 내준 뒤 2사 후 다시 볼넷과 2루타를 맞아 첫 실점했다. 2회에는 더 나빠졌다. 시작부터 3연속 안타로 2실점. 삼진 두개를 빼앗았지만 투구수 40개 가운데 스트라이크가 23개밖에 안됐다. 결국 2이닝 4안타.3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김병현은 "오랜만의 선발 등판이라 감각이 없어 결과가 나빴다. 타자와의 승부에서 강약 조절이 안됐고 직구가 모두 적시타로 연결됐다. 그러나 기죽지 않겠다. 첫 경기고, 연습경기다. 다음에는 나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The Ugly

1회초 연속 3안타에 이은 볼넷과 몸맞는공 등 나쁜 것을 모두 보여주며 4실점했다. 2회에도 3안타로 1실점해 2이닝 동안 6안타.5실점. 구위 점검 차원에서 많이 던졌다는 직구는 최고 스피드가 1백48㎞에 그쳤고 투구 수 40개 가운데 스트라이크 24개가 말해주듯 제구력도 불안했다. 박찬호는 "오른팔을 많이 끌고나와 공을 던진 것과 주자가 있을 때 내야땅볼을 유도한 것, 팀 타선이 확실히 살아난 것이 좋은 점이다. 고쳐야 할 점은 전력투구 때 밸런스가 흔들려 직구 컨트롤이 나빴던 것, 초구 스트라이크를 던지지 못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태일 야구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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