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대통령 선거 노무현 승리할 듯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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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후보는 선거운동 기간 내내 북한과의 대화를 지속하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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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빙의 승부로 펼쳐진 한국 대통령 선거의 투표가 종료된 가운데, 개혁적인 여당의 노무현 후보가 야당의 이회창 후보에게 간발의 차로 승리하는 것으로 출구조사 결과 예측됐다.

앞선 두 후보의 뜨거운 선거전은 그 승자가 향후 대북-대미 관계의 새로운 시대를 맞을 한국을 이끈다는 점에서 국내외의 깊은 관심을 끌어왔다.

투표 종료 시간 직후 한국의 주요 방송사를 통해 공표된 출구조사에서 노 후보는 이 후보를 근소한 차로 앞섰다.

공영방송인 KBS는 새천년민주당의 노무현 후보가 49.1%, 한나라당의 이회창 후보가 46.8%의 지지를 얻었다고 보도했다.

이 출구조사의 오차범위는 ±2.2 % 포인트다.

올해 56세의 노무현 후보와 67세의 이회창 후보는 선거운동 기간 내내 북한 핵개발과 3만7천 주한미군의 지위 협정 문제를 놓고 쫓고 쫓기는 접전을 벌여왔다.

또한 이번 선거는 교통 사고로 한국 10대 소녀 두명을 죽게 한 미군 병사들의 무죄 판결로 일어난 반미감정 확산 와중에서 치러졌다.

그러나 이같은 '뜨거운 쟁점'들에도 불구하고 투표율은 역대 최저치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된다고 당국은 밝혔다.

연합뉴스는 한국 대통령선거 사상 최저인 79.8%를 밑도는 73%의 투표율을 보인 것으로 추산했다.

판이한 정책

노무현 후보는 선거운동 기간 동안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간발의 차로 이회창 후보를 앞서왔으나, 공조 파트너가 그의 '반미 발언'을 문제 삼아 지지를 철회하는 사태를 겪기도 했다.

노-이 두 후보 모두 북한 핵개발은 중단돼야한다고 주장했지만, 그 해법에 있어서는 선거전 내내 판이한 모습을 보여왔다.

노무현 후보는 대화를 통해 북한의 핵개발 문제를 풀어나가야한다고 주장해온 반면, 이회창 후보는 한국 정부의 '햇볕정책'을 강하게 비난하며 대북 지원 중단 등 북한에 대한 강경책을 역설해왔다.

당국은 사상최저치의 투표율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두 후보는 대미 관계에서도 대조적인 입장을 보였다.

노 후보는 50여년에 걸친 불평등한 한미 동맹관계가 바뀌어야한다고 역설한 반면, 이회창 후보는 한미간의 긴밀한 관계가 지속돼야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고립되고 예측불가능한 북한에 대한 완충작용을 하고 있는 3만7천 주한 미군의 존재도 한국인들에겐 뜨거운 쟁점이었다.

그간 실시된 여론조사에 결과 젊은이들의 개혁적인 노후보 지지와 노년층의 보수적인 이 후보 지지 성향이 극명하게 갈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투표의 승리자는 1997년 선출된 김대중 대통령의 뒤를 잇게 된다. 김대중 대통령은 대북관계 개선 공로를 인정받아 2000년 노벨 평화상을 받았다.

공식 개표 결과는 이날 늦게 드러날 전망이다.

SEOUL, South Korea (CNN) / 오종수 기자 (JOI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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