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네기 홀서 독창회 가진 소프라노 김복희 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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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지난 6일「뉴요크」의「카네기·리사이틀·홀」에서 독창회를 마치고 15일 돌아온「소프라노」 김복희 씨는 『3년만에 다시 간 미국에서 많은 것을 배웠으며 정기적으로 외국 악단을 둘러보고 공부해야 할 필요성을 느꼈다』고 말한다.
「메뉴인」과「레온틴·프라이스」를 반주하는 세계적 반주자 「데이비드·가비」 씨가 김복희 씨의 노래를 반주했었는데 김복희 씨는 『「가비」씨와의 한달 반 동안』을 이렇게 표현하고 있다.
『그분은 반주뿐 아니라 노래도「코치」하는 분이라서 제 노래의 발성법에서「매너」에 이르기까지 일일이 간섭하고 반주자가 아니라 무대감독처럼 굴지 않겠어요. 의견 충돌이 생겨 싸움도 많이 했지만 자기가 반주하는 노래를「솔리스트」 이상으로 성공시키려는 대가다운 고집에 감탄했고, 결과적으로 자신의 개발에 큰 도움이 되었어요.』
반주를 시작하라는 「사인」으로 고개를 숙이지 말고 꼿꼿이 서서 노래 부를 준비가 되었음을 알리라, 노래가 3곡 끝날 때마다 반주자에게로 걸어와 같이 청중에게 인사하라…이런 등등의「매너」에 대한 잔소리 외에 발성법에 대한 「가비」씨의 의견은 김복희 씨로 하여금 20년만에 아름다운 고음을 되찾게 하는데 결정적인, 도움을 주었다. 쉽고 아름답게 소리낼 수 있던 학생시절의 고음이 부산 피란 무렵부터는 어쩐지 나오다 안나오다 했고 그 후론 아무리 노력해도 다시 찾을 수 없었다. 그 고음을 이번에 다시 찾은 것을 그는 가장 큰 수확으로 치고 있다.
「뉴요크·타임스」로부터 『감미로운 음색과 풍부한 성량으로 모든「레퍼토리」를 인상적일 만큼 정식으로 노래했다』는 호평을 받았던 김복희 씨는「뉴요크」의 한국인들 성원이 큰 힘이 되었고, 『화가 박내현씨가 「포스터」를 그려주셨을 만큼 모두 따뜻하게 도와주셨다』고 고마워한다. 「푸르셀」·「글루크」·「드보르작」·「플랭크」 등의 노래와 김성태씨의 가곡 등 22곡을 「레퍼토리」로 했던 김복희 씨는 한국 노래에 대한 반응이 특히 좋았으며『「가비」씨는 한국 노래의 분위기에 녹아들어 외국인답지 않은 반주를 해주었다』고 말하고 있다. <장명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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