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부동산값 1∼2% 내린다"

조인스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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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부동산 시장은 어떻게 될 것인가에 대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내년 부동산 시장은 거시 경제 변수와 주택 시장 수급 사정, 대선 후의 정부 부동산 및 여타 경제 정책에 달려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주요 변수 중에서 현시점에서 비교적 확실하게 알 수 있는 것은 주택 수급 중에서 주택 공급 부문뿐이다.

보다 정확하게 말하면 건설 기간이 비교적 장기간인 오피스텔, 주상복합 및 아파트의 입주량이다. 이들 장기간 건설되는 주택은 분양 물량이 파악되기 때문에 건설 기간을 감안하면 내년에 얼마나 입주를 할 수 있는지를 알 수가 있기 때문이다.

이외 단기간 내에 공급되는 다세대, 다가구 주택은 해당 기간의 주택 가격이나 전월세 임대료 등과 신규 주택 수요에 의존하기 때문에 확실하지가 않다. 국내 경기는 비록 관변 및 민간 연구소들이 5% 정도 성장을 전망하고 있기는 하지만, 국내외적으로 불확실한 변수가 많기 때문에 정확히 예상하기 어렵다.

올해 부동산 가격이 크게 올라서 내년에 구성되는 새로운 정부의 부동산 정책도 역시 부동산 투기를 억제하는 방향으로 나가겠지만 이도 불확실한 부문이다. 이러한 경기나 정부 정책은 주택 유효 수요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이다.

결국 주택의 공급 즉 입주량은 예상이 어느정도 가능하나 수요 부문은 불확실한 요인이 많다. 따라서, 이들 수요 부문의 변수들에 따라서 내년의 가격 변동폭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먼저 주택 공급 부문을 살펴보기로 한다. 내년 아파트 입주량은 연간 물량으로는 올해보다는 많을 것으로 보인다. 상반기보다는 하반기에 입주 물량이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이는 부동산 경기가 회복되면서 분양 물량이 많았던 2001년 아파트 분양 물량이 내년 하반기에는 입주하기 때문이다.

이외에도 올해 건설했다가 분양이 되지 않은 다세대 주택들의 재고가 내년까지도 갈 것이다. 이외에도 내년에는 오피스텔과 주상복합 아파트들이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입주를 시작한다. 올해 연말에 가격은 안정시킨 공급 측면의 요인이 다세대, 다가구 주택이라고 한다면, 내년에는 오피스텔, 주상 복합 물량이 가격 안정 요인으로 등장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원룸형의 오피스텔의 입주는 다세대, 다가구 주택과 임대료 경쟁을 벌일 것이다. 단기적으로는 다세대, 다가구 주택의 전월세 가격이 더욱 하락할 가능성이 크고, 이는 주택의 전세가 및 매매가를 하락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게 될 것이다.

전세가나 월세 가격 하락은 매매 가격에 어느정도 선행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매매 가격도 하향 안정될 것으로 보인다. 물론 장기적으로는 주택 공급이 부족해 다시 가격이 상승할 여지는 충분하다고는 하지만 단기적인 공급이 많이 되었기 때문에 단기적인 가격 조정은 얼마든지 가능한 일이다.

다음으로 수요 부문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을 살펴보기로 한다.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신규 가구수의 증가가 수요 부문에 중요하지만 연간 단위로는 신규 수요의 변화는 큰 변동이 없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단기적인 부동산 전망을 하기 위해서는 경기나 금리, 정부 정책 요인들이 더욱 중요하다.

경기는 내년 상반기까지는 침체 국면이 이어지다가 내년 하반기부터 다시 회복 국면으로 들어선 다는 것이 대체적인 전망이다. 국내외 불확실 요인이 많이 남아 있어서 금리는 크게 상승하지 않을 것으로 보여 현재의 저금리 체제가 지속될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그렇지만 현재 국내 경제에 커다란 위협으로 다가선 개인 부채 문제 때문에 정부의 개인대출 억제 유도 정책으로 인하여 개인대출 금리는 다소 상승할 수 있다. 비록 얼마나 금리가 상승할 것인가 생각할 수 있겠지만, 경기 부진으로 인해 실업이 늘어나고 소득 상승이 둔화되는 시점에서의 개인 대출 금리의 인상은 실질 금리 부담(금리 변동/소득 상승률)을 크게 확대할 수가 있다. 신규 주택의 매입보다는 구입 주택의 처분 즉 매물의 확대에 더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내년에 새로운 정부가 들어서면 그동안 대선 기간동안의 불확실 요인들은 다소 사라질 것이다. 제도적인 측면에서 올해보다 더 강력한 투기 억제 정책을 쓰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올해 이미 양도소득세, 재산세 강화 등 강력한 조처들이 나왔기 때문이다. 다만, 경기 침체로 시중 유동성을 회수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제로 보면 올해 실시된 부동산 투기 억제 대책을 당분간 유지할 것이라는 정도는 생각해 볼 수 있다.

따라서 내년은 전체적으로 주택 공급은 크게 늘어나는 데에 비해서 수요 부문은 둔화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올해와 같은 가격 상승은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렇지만 시기별로 상품별로 또 지역별로는 차별화가 진행될 것이라고 본다. 내년 부동산 시장은 연간으로는 1-2%정도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상반기에는 아파트 입주량이 부족할 것으로 보여 강보합세를 보일 것이나 하반기에는 아파트 입주량이 크게 늘어나 가격이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그동안 가격 상승의 진원지였던 강남 지역도 예외가 아닐 것으로 본다.

특히, 강남 지역은 그동안의 가격을 선도해 왔기 때문에 틈새 시장이었던 다세대 다가구 주택 공급이 많았고, 오피스텔, 주상복합 아파트가 집중적으로 분양되었던 지역이었다. 다만, 강남 지역에 신규 공급 아파트가 적기 때문에 하락폭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전세 가격도 2-3% 정도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세 가격은 입주량에 보다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기 때문에 내년에 입주량이 크게 증가함에 따라 전세 가격의 하락폭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내년에 강남에 재건축 아파트들의 이주가 확대됨으로 해서 전세가 하락은 더욱 크게 확대되는 것은 막아내는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상품별로는 재건축 아파트 중에서 사업 승인을 받는 저밀도 아파트 단지들은 약간 상승 여력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재건축 아파트들의 가격이 약간 조정을 받았고, 주변의 아파트 가격이 크게 하락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부동산 시장이 전체적으로 침체되고 강남의 재건축 주변 아파트 가격들도 하락하면 재건축 아파트들의 투자 수익성은 낮아지면서 가격 하락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기존 아파트는 소형 평형이 다소 가격 하락의 가능성이 있다. 이는 오피스텔 및 소형 주상복합 아파트들의 내년 입주량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특히 오피스텔과 주상복합 아파트들은 내년에 입주가 본격화함으로써 시장에서 검증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분양 시기에 예상했던 임대료보다는 낮게 임대료가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지역 내에서 소형아파트, 늘어난 다세대 등과의 경쟁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토지 가격은 올해는 주택 수요는 많은 데에 비해서 서울의 택지가 고갈되어 서울, 수도권 지역의 가격이 상승했으나 내년에는 주택 수요의 위축으로 가격 상승률이 현저히 둔화되어 보합 또는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

지역별로는 강남 지역은 가격이 다소 하락할 가능성이 있는 반면에 강북 지역은 뉴타운 건설로 인하여 다소 가격이 상승할 여지를 있다고 판단된다. 강남 지역은 그동안 교육 및 생활 환경 여건, 주요 오피스 집중 등 주택 수요가 많았지만, 고밀도 재건축 단지들의 재건축 추진 과정에서 가격 상승이 많았다.

그렇지만, 재건축 규제가 강화되고 있어 사업 승인을 앞두고 있는 저밀도 아파트 단지를 제외한 재건축은 사업 기간이 크게 늘어날 수밖에 없기 때문에 가격 상승은 더 이상 기대하기 어렵다고 볼 수 있다.

수도권의 경우에는 주택 가격 상승 여지가 다소 있다고 보여진다. 내년에 수도권 지역 입주량은 많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는 난개발과 준농림지 규제로 인해서 중단된 주택 공급의 효과가 내년부터는 나타날 것이기 때문이다. 지방의 경우에는 당분간 대도시를 중심으로 부동산 열기가 지속될 수는 있을 것으로 보이나, 여타 중소도시의 이미 주택 재고도 충분하고 부동산 투자 열기가 이미 식어가고 있어 부동산 가격 의 보합 또는 하락이 예상된다. <건설산업전략연구소 김선덕소장> (조인스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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