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로와 영하속서 하룻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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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오산=임시취재반】태평양을 건너 오산벌에서 하룻밤을 지샌 미82공정사단 장병들은 피로와 냉기에 지쳐있지만 자유의 최전선에 투입됐다는 긍지 속에 사기는 높았다. 평택군 서탄면 서탄국민학교 뒷산에서 텐트를 치고 새우잠을 잔 82공정사단 통제관「존·J·신스커」대위(35)는 『새우잠이었지만 고향꿈을 꿨다』면서『내가 귀국하기 전에 꿈이 먼저 도약했다』고 늘어지게 기지개를 켰다.
또 같은 작전 통제반의「제임즈·D·팔리」상병(19)과「레이먼드·M·럭스」중사(26)는 『자유 우방국가들이 힘을 합한다면 어떤 외적의 침입에도 겁날 것이 없다는 것을 보여준 본보기』라고 말했다. 한국의 이른봄 추위가 매섭다면서 여름엔 어떠냐고 묻는 사병도 있었다. 향수는 어쩔 수 없는 것이어서 10일전에 결혼했다는「존·F·킹」소위(23)는 불야성을 이루고 있는 오산기지를 바라보며『신부 생각이 간절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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