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베리, 삼성·LG에 인수 의사 타진”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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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3호 02면

경영난에 시달리고 있는 캐나다 스마트폰 제조업체 블랙베리가 지분 전체 혹은 일부를 놓고 인텔·시스코·구글·삼성전자·LG전자 등에 인수 의사를 타진 중이라고 로이터통신이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로이터는 익명을 요구한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블랙베리가 이들 업체에 다음 주 초까지 인수 의사를 알려달라고 요청했다고 전했다. 블랙베리는 앞서 지난달 23일 캐나다 페어팩스 파이낸셜 홀딩스(FFH)가 이끄는 컨소시엄과 총 47억 달러(약 5조525억원)의 지분 매각을 위한 사전계약(preliminary deal)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실제 성사 여부를 두고 시장에선 의문이 제기돼 왔다. 당시 계약에서 FFH는 11월 4일까지 실사 작업을 진행하기로 했다. 블랙베리의 최고경영자(CEO) 토르스텐 하인즈와 인수위원회는 다른 인수 희망자가 있는지를 확인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업계에서는 블랙베리의 새로운 주인 찾기를 FFH의 인수 불발에 대비한 ‘플랜B’로 풀이하고 있다.

로이터 “인텔·시스코·구글에도 손짓” … 삼성·LG “아는 바 없다”

블랙베리 인수 요청설에 대해 구글·인텔·시스코·SAP는 언급을 거절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 관계자는 “아는 바 없다”고 말했다. 로이터는 “어느 업체가 인수에 나설지는 미지수”라며 “인수 후보업체들이 블랙베리의 자산가치에 대해선 의심의 시선을 보이고 있지만 보안서버 네트워크·특허권에는 관심이 높다”고 전했다.

블랙베리는 한때 고가의 스마트폰 시장에서 세계 점유율 1위를 차지하기도 했지만 삼성전자·애플 등과 벌이는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경영난에 시달렸다. 블랙베리는 지난달 27일 올 2분기에 9억6500만 달러(약 1조370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올 들어 새로운 운영체제(OS) ‘블랙베리10’을 탑재한 신제품을 내놓았지만 반응은 부정적이었다. 지난달엔 직원의 40% 수준인 4500명을 감원한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주가도 떨어지고 있다. 4일 뉴욕 나스닥 시장에서 블랙베리는 전날보다 0.52% 떨어진 주당 7.69달러로 마감했다. 2008년 6월 최고점의 19분의 1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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