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 조건 개선하라" 「프로판·개스」틀고 식당 종업원이 분신기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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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2일 상오 8시10분쯤 서울 중구 북창동 35 한국회관 (주인 이기택·50) 종업원 김차호 군(20)이 근로 조건의 개선을 주장, 2층 식당 방에 「프로판·개스」통을 틀어놓고 불을 붙여 분신 자살을 기도했으나 실패, 화상을 입고 한일 병원에 입원 가료중이다.
김 군은 이날 아침 6시30분쯤 회관 2층 16호실에 「프로만·개스」통 3개를 들여놓고 「개스」가 새어나오게 마개를 틀고 또 2층 10여개의 식당 방에 있던 「개스」통 마개를 전부 연 다음 근로 조건을 개선해 주지 않으면 성냥불을 붙여 자살하겠다고 위협, 소방차 1대와 30여명의 경찰관과 1시간 40여분간 대치했다.
김 군은 경찰과 대치한지 40분 후에 「개스」가 새어 나오는 가운데 성냥불을 그어대 분신 자살을 기도했으나 경찰이 미리 대기시킨 소방차에서 물을 뿜어 불을 잡아 김 군의 머리가 그을렸을 뿐 재산 피해를 내지 않았다.
김 군이 경찰의 설득을 듣지 않고 버티고 있을 때 남녀 종업원 60여명이 식당을 뛰쳐나가는 등 소동을 벌였다.
경찰은 집 밖에서 대치하면서 소방차의 호수를 뽑아 김 군이 버티고 있던 2층 16호실까지 대어놓아 김 군이 성냥불을 그어댄 순간 「개스」에 「팡」하며 불이 붙었으나 소방 호스가 뿜는 물줄기로 불길은 쉽게 잡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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