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일화, 성남에 남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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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프로축구 성남 일화가 시민구단으로 전환해 성남시에서 계속 명맥을 잇는다. 이재명(49) 성남시장은 2일 성남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성남 일화 축구단을 인수해 시민구단으로 재창단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성남 일화는 올 시즌 K리그 챌린지(2부리그)로 강등되지 않는다면 내년 시즌에도 K리그 클래식(1부리그)에 참가할 길이 열렸다. 김진형 프로축구연맹 지원팀 차장은 “성남 축구단은 구단 주주만 바뀌는 형태다. 유소년 클럽 운영 등 1부리그 클럽 운영 기준을 충족한다면 성남 일화를 승계해 K리그에서 뛸 수 있다”고 말했다.

 프로축구 통산 일곱 번 챔피언에 오른 성남 일화는 K리그를 대표하는 명문 구단이지만 지난해 9월 문선명 전 통일그룹 총재가 타계한 후 위기가 닥쳐 왔다. 스포츠 부문 사업의 비중이 줄면서 축구단이 존폐 위기에 몰렸다. 축구단은 지난 3월부터 성남시에 시민구단 전환을 타진했다. 그러나 성남시는 연간 100억원에 이르는 운영비를 부담스러워 하며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이때 안산시가 성남 일화 인수에 적극적으로 나섰고 8월 말에는 원칙적인 합의를 끝냈다. 그러나 안산시는 20억~30억원을 지원해줄 메인스폰서를 찾지 못해 인수 발표를 미뤘다. 안산시가 움직이자 성남 지역 여론에 변화가 생겼고, 결국 성남시가 고심 끝에 시민구단으로 전환하기로 방침을 바꿨다. 성남 일화 서포터스를 비롯한 K리그 각 구단의 서포터가 성남의 잔류를 청원했다. 내년 6월 열리는 지방 선거도 축구단 잔류에 힘을 실어줬다.

 축구단 운영 재정 마련은 여전히 숙제로 남아 있다. 이 시장은 “성남시에서 투자하고 기업 후원과 시민주 공모 방식으로 재정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성남=박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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