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시즌결산 - 지바 마린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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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바 롯데 마린즈는 67승 72패 1무로 4위에 머물렀다. 팀 방어율 3.72로 3위, 팀 배팅 .247로 5위에 팀 홈런은 101개로 최하위다. 전체적으론 좋지 않은 성적이지만 그나마 후반기에 분전했다.

[타력]

전반기 최악의 부진을 겪었지만 공격에서는 1루수 후쿠우라 (.300 9홈런 66타점), 지명타자 데릭 메이 (.273 23홈런 90타점)의 활약이 돋보였다.

2천1년도 타격왕인 1루수 후쿠우라는 17개의 공을 몸에 맞으면서도 2년연속 3할을 달성했고, 작년에 30-100에 가까운 활약을 보였던 중장거리타자 데릭 메이도 팀내 최다홈런, 타점으로 루상의 주자들을 불러들이는 데 충실했다.

그 외에 90년대 중심타자인 하츠시바, 2루수에서 외야로 밀려난 호리, 중견수 사부로가 어느 정도 활약해주었다.

하지만 중견수 모로즈미, 2루수 사카이, 포수 시미즈 마사우미 등은 역시 레귤러로는 타력이 부족했으며, 수비가 좋은 유격수 고사카도 부상으로 시즌 중반이 되어서야 합류했다.

그리고 지난 3년간 86홈런을 쏘아 올렸지만 40세의 나이를 속일 수 없게 된 프랭크 볼릭의 부상과 부진도 하위권의 원인이다.
결국 볼릭은 해고통보를 받았다.

물론 전반기 타선이 극도 부진하자 2군 멤버들을 대거기용해 타자들이 고루고루 활약한 점도 어느 정도 평가할 수는 있겠지만, 어디까지나 임시변통이었으며 한 시즌을 끌어가는 데 있어서 채용할 정책은 아니었다. 장거리포 부족은 롯데의 영원한 숙제다.

[투수력]

에이스 구로키 (시즌 미 출장)가 작년 후반부터 마운드를 이탈했지만, 롯데마운드엔 네이트 민치 (15승 14패 2.85), 시미즈 나오유키 (14승 11패 4.56)가 있었다.

2m가 넘는 장신투수 민치는 7완투를 포함해, 리그 최다인 230이닝을 던지며 98년 히로시마 시절부터 5년간 56승, 936이닝을 소화한 리그 정상급투수 중 하나다.

그리고 강속구에 커브를 가미한 유망주 시미즈 나오유키가 최다 피홈런을 허용하긴 했지만 풀 시즌을 치루며 신세대 에이스로 떠올랐다.

그 밖에도 싱커피처 오노, 각도 큰 커브가 주무기인 좌완 가토 고스케가 선발 로테이션을 꾸준히 맡아주었다.

허리에선 고바야시 히로유키, 브라이언 시코스키, 좌완 가와이 3인방이 260이닝 가까이 소화하며 불을 잘 껐다. 특히 150km에 육박하는 직구와 다양한 변화구를 자랑하며 초반 선발에 합류했던 시코스키가 시즌 중반 미들맨으로 보직을 바꾼 후, 롯데는 상승세를 타기 시작해 후반기에는 승률1위권을 달렸다.

150km의 강속구와 슬라이더를 자랑하며 사사키의 22경기 연속구원 성공기록을 갱신한 마무리 고바야시 마사히데 (2승 1패 37세 0.83)의 화력한 성적 뒤엔 이런 미들맨들의 땀이 얼룩져 숨어있었다.

야마모토 감독은 후반기 분전을 인정받아 내년에도 지휘봉을 잡게 되었지만, 가장 연봉이 낮은 감독을 쓰겠다는 롯데구단의 계산이 숨어있다고 볼 수 있다.

문현부 명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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