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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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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워킹맘·골드 미스 등은 여성의 사회진출과 관련한 조어들이다. 그만큼 여성의 경제활동이 사회적 관심을 받고 있다는 이야기다. 그러나 같은 경제활동인 전업 주부의 가사노동은 그만한 관심을 끌지 못한다. 경제적 가치는 상당하지만 눈에 보이는 돈벌이가 아니라는 이유로 가사노동이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는 현실이다. 최근 법원 판례에 따르면 결혼생활을 20년 이상 지속한 경우 부인에게는 40%의 재산분할이 인정된다고 한다.

 이런 현실이 억울한 주부가 눈이 확 뜨일 은행통장이 있다. ‘KB아내사랑통장’이다.KB국민은행이 지난해 12월 출시한 이 통장은 주부의 집안 일에 대한 경제적 가치를 인정해주고 전업주부로서 자부심을 느끼게 해주자는 취지다.

 이 상품은 김난도 교수의 베스트셀러 에세이 ‘천 번을 흔들려야 어른이 된다’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개발했다. 국내 작가가 책에 집필한 아이디어가 실제 금융상품 출시로 이어진 것은 금융권 최초다. KB국민은행은 김난도 교수가 ‘주부들만의 급여통장’을 제안한 취지를 살려 주부에게 최적화된 서비스와 기존 직장인 급여통장의 장점을 융합해 통장을 출시했다고 설명했다.

 자유입출금식인 KB아내사랑통장은 장점이 많은 상품이다. 우선 가사노동에 대한 대가로 남편으로부터 매월 ‘아내사랑이체’를 받거나 KB국민카드 공과금 등의 결제실적이 있는 경우 전자금융 타행이체 수수료 및 자동화기기 시간외출금수수료를 면제받을 수 있다. 매월 ‘아내사랑이체’를 받고 통장의 평균 잔액이 30만원 이상인 고객들에게는 자동화기기 타행이체 수수료 및 타행 자동화기기 출금수수료까지 면제혜택이 확대 적용된다.

 또 주부들이 여가생활을 즐기거나 자기자신을 가꿀 수 있도록 돕기 위해 통장 가입자가 KB국민은행 영업점에서 환전을 하는 경우 매매마진율의 50%를 할인해준다. 또 이마트몰 및 아모레퍼시픽몰에서 할인 받을 수 있는 쿠폰을 2015년까지 매분기마다 1매씩 제공한다. 이 외에도 매달 입출내역과 수수료내역을 정리해주는 가계부 기능을 제공해 주부고객들이 편리하게 은행거래를 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주부의 노동가치를 산술화 하는 것은 어려운 부분이지만 ‘소액일지라도 주부들의 가치 있는 노동을 물질적으로 보상해줄 수 있는 급여통장이 주부들에게 있었으면 좋겠다’는 김난도 교수의 글에 공감해 이 상품을 개발했고, 이러한 노력이 주부들에게 작은 힘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서명수 기자 seom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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