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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모와 연초는 피로하다|전문의가 말하는 건강관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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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보기

종합 05면

연말 연시에는 망년회 등으로 외출하는 기회가 많아 명소의 생활「리듬」이 달라져 지나치게 피로가 축척 되고 과음·과식하기 일쑤여서 건강을 헤치기 쉽다. 더 우기 요즘 악성감기가 유행하고 있어 주부들은 가족의 건강관리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할 때다. 다음은 서울대의대 내과교수 민헌기 박사가 말하는 건강관리의 요령이다.
배달은 흔히 과음 과 식 때문에 일어난다.
우리 나라 사람들의 위는 원래 육류동의 동물성 단백질에 익숙하지 못하다.
평소에 비해 갑자기 많은 분량의 쇠고기·닭 고기 등의 섭취는 곧잘 배탈을 일으킨다.
그래서인지 최근 식후에는 으레 소화제를 복용하는 사람들이 부쩍 늘어나고 있는 경향이다. 이런 병적인 유행은 호로 몬 제를 과용하는 경향과 함께 경계해야 할 일이다.
우리 인간의 몸은 변화하는 내적 및 외적 환경에 어느 정도 적응하게 되어 있다.
그러므로 지금까지 주로 채식에 훈련된 위라 할지라도 육식을 자주 하면 익숙해지기 마련이다.
고기를 먹고 소화가 안 된다고 소화제를 먹는 버릇이 계속되면 그 사람은 일생동안 소화제를 지니고 살아야하는 불행을 맛보게 된다.
보통 체했다고 하는 것은 급성위염이거나 위의 일시적인 기능장애를 말한다.
즉 위에 무리가 갔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므로 항상 주의해서 음식을 더 먹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 그만 식탁을 물러서고 육류일수록 오래 씹어서 삼켜야 한다.
과음 역시 금물이다. 술은 적당히 마시면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해주므로 몸에 유익하다. 그러나 술을 마시다보면 절제력을 잃기 때문에 적당히 마시기란 쉽지가 않다.
우선 폭음을 삼가고 술을 마실 때는 안주를 많이 먹고 술은 조금씩 오래 마시는 것이 건강을 지키는 요령이다.
술의 주성분인「알 콜」은 온 체내의「비타민」을 태워버리고 당분을 빨리 소모시키는 작용을 한다.
숙취 후에 골치가 아프고 몸이 노곤하면서 피로를 느끼는 것은 말할 것도 없이「알콜」 의 작용 때문이다.
다시금 몸의 정상적인 균형을 되찾기 위해 설탕물과「비타민」복합 제를 먹어야하는 이유가 바로 이점에 있다. 연말 연시를 맞아 여기저기에서 시달리다 보면 피로가 축적되기 마련이다.
피로는 겨울철의 복병인 감기가 좋아하는 약점이다. 감기는 만병의 길잡이가 되기 때문에 더욱 문제가 된다.
감기의 예방 중에 가장 중요한 것은 보온과 습도조절이다. 이상적인 습도는 실내온도가 섭씨 18∼20도 일 때 60∼65%다. 습도와 온도와의 사이에는 상관 관계가 있어 습도가 내려가면 반대로 온도가 올라가야 기분이 좋고 습도가 올라가면 온도를 내려주는 것이 좋다.
그런데 우리 나라의 가옥 구조로 보아 습도조절이 극히 어렵게 되어 있다. 보통 실내온도가 섭씨 20도 정도는 유지되나 습도는 무시되어 겨우 30%에 불과하다는 것이 알려졌다. 특히 난방시설이 잘 되어 있는 집일수록 더욱 습도조절이 안되고 있는 형편이다.
적당한 습도조절을 위해서는 방안에 수건을 적셔서 걸어 놓는다든지 난로 위에 주전자를 얹어 물을 끓이는 방법 등이 가장 좋다.
감기에 알아두어야 할 점은 폐렴이나 편도선염 등 합병증이 없는 감기에는 항생제가 효과가 없다는 것과 감기에는 특별한 치료약이 없으므로 대증요법과 휴식, 안정을 취하고 수분섭취를 충분히 하는 것뿐이다. 대증요법이란 근본치료를 뜻하는 것이 아니고 열을 내리게 한다든지 두통을 잊게 하는 등 증세를 억제하는 방법이다. <김영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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