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세 한인 배우' 탄생…짐 캐리 주연 '덤앤더머' 출연

미주중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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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년의 나이에 영화 배우로 데뷔하게 된 한인이 있다.

주인공은 송성숙(영어명 수지 송·사진) 할머니. 올해 91세인 송 할머니는 지난 주 오디션을 통해 짐 캐리와 제프 대니얼스 주연의 유명 코미디 영화 '덤 앤 더머'의 속편에 전격 캐스팅됐다. 영화 속 배역은 제프 대니얼스가 연기할 주인공 해리의 엄마 역할이다. 분량이 많지는 않지만 능청스런 코미디 연기로 감초 역할을 해야 하는 만큼 극의 흐름 상 아주 중요한 배역이란 평가다.

송 할머니는 "오디션에서 주어진 대사를 연기하고 나니 현장에 있던 스태프들이 흡족한 표정으로 '영어 외에 구사할 줄 아는 언어가 있냐'고 물었다"며 "한국어와 일어가 가능하다고 하니 다들 기쁨의 환호를 지으며 '촬영장에서 만나자'고 그 자리에서 배역을 줬다"고 설명했다. '덤 앤 더머 2'는 조만간 애리조나 투산에서 촬영을 시작할 예정이다. 송 할머니 역시 영화사에서 제공하는 제트기를 타고 투산으로 이동해 다른 배우 및 스태프들과 합류하게 된다.

송 할머니는 이미 지난 15년간 맥도널드, 버드와이저, IBM, 포드 자동차, 홈디포 등의 광고에서 얼굴을 알리며 활약해 온 '모델 출신'으로 더 유명하다. 지금껏 찍은 광고만도 26건에 이른다.

그는 "광고 출연 30건을 채우면 '은퇴'를 계획 중이었는데 뜻하지 않게 이 나이에 할리우드 영화까지 출연하게 된다는 게 믿기질 않아 잠도 못 이뤘다"며 "큰 역할을 아니지만 감독이 원하는 대로 연기를 잘 마쳐 '덤 앤 더머2'가 흥행하는데 한 몫을 하고 싶다"고 소감을 전했다.

1922년생인 송성숙 할머니는 숙명여고 재학 시절 국가대표 농구선수로 활약하다 1956년 도미해 의류업계에서 일하다 은퇴했다. 남편과 사별한 후 취미 삼아 LA의 한 어덜트 스쿨에서 연기 수업을 받기 시작한 게 계기가 돼 오늘에 이르렀다.

이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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