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S실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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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2백50여명의 엄청난 인명피해를 가져온 남영호의 침몰사건은 15일 하오 2시까지도 치안 국에서 공식적으로 확인하지 못해 선박항해의 안전을 관장하는 해양경찰대나 어업무선국·교통부 해운 국 등 관계기관이 모두 한결같이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음을 드러냈다.
이날 조난사고에 대해 일본경찰이 상오 11시 6명의 조난자를 구조했다는 보도와 함께 매스컴이 이를 전달했을 때까지 치안 국에는 이 같은 사고에 대해 아무런 보고도 들어와 있지 않았다.
치안 국은 전혀 모르고 있다가 기자들의 질문에 부딪친 l2시 가까이 되어서야 부산의 수영비행장에 있던 경찰비행기를 이륙시키고 서귀포와 부산, 제주와 목포간을 왕래하는 여객선을 한 척씩 체크해 나가기 시작, 상오 11시50분쯤에야 남영호가 연락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아냈다.
그러나 침몰했다는 확증이나 경위는 전혀 알 수 없었다. 이에 앞서 상오 11시 치안 국에서 부산의 해양경찰대장 신용관씨를 불러 상황을 조회했을 때도 신 대장은 일본 해상보안청에서 어부 4명을 구출했다는 연락을 받았다고 만 말할 뿐 남영호의 조난은 전혀 모르고 있었다.
또한 조난자를 구조한 일본어선은 남영호가 침몰하기 직전인 상오 1시25분 SOS를 타전, 위기를 알린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나 해경이나 어업 무선국은 SOS를 포착한 사실이 없어 당직 직원들이 졸았거나 자버리는 등 직무를 태만히 한 것으로도 해석되고 있다.
사고가 난지 12시간이 지난 것으로 추측되는 하오 2시까지도 치안 국은 남영호가 침몰했다는 확증은 없이 남영호가 상오 7시 부산항에 입항할 예정을 어기고 있다는 것과 외신보도에 입각, 침몰했을 것이라는 추정만을 내리고있다.
한편 어업무선국에서는 상오 1시20분쯤『배 한 척이 조난 중』이라는 희미한 무선을 수신했으나 남영호는 아니었다고 말하면서 상오 4시 일본방송에 침몰 소식이 나온 것으로 봐서 무선이 바로 남영호의 것이었다고 주먹구구식 계산을 하고 있었다.
해양경찰대는 일본해상보안청이 정식으로 우리해경에 사고 타전을 해온 것은 이날 낮 l2시쯤이었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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