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 미국인 코치와의 결혼발표로 또 한번 화제 모은 기정 양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방콕=아주 대회취재반】세계에서 가장 빠른 여자로 이목을 집중해온 자유중국의 치·챙(기정·26)양이 제6의 방콕-아시아경기대회 육상경기가 끝나는 15일 그의 미국인 코치 빈스·릴씨(56)와 방콕에서 결혼할 것으로 알려져 또 한번 화제를 던지고 있다.
제6회 아시아경기대회 첫날 여자 1백m에 출전, 11초6으로 자유중국에 금메달을 안겨준 치·쳉은 13일 여자 4백m에서 대퇴부 근육장애를 일으켜 쓰러진 다음 뜻밖에 결혼 설이 나돌아 센세이션을 일으키고 있는 것.
결혼 설은 당초 방콕·포스트지가 지난 13일 빈스·릴씨가 치·쳉양과 방콕시내 교회에서 화촉을 밝힐 것이라고 보도함으로써 알려진 것인데 르씨는 기자들에게 회답을 회피했지만 결혼이 확정적인 것만은 사실로 짙어졌다.
릴씨는 아침부터 저녁까지 식사로부터 의복에 이르기까지 치·쳉을 보살피고 그림자처럼 붙어 다니며 치·쳉의 성장을 지켜왔다.
따라서 릴씨는 치·쳉의 전부이며 세계적 스프린터로 성장한 치·쳉과 함께 세계육상사의 영원한 불멸의 금자탑을 이룩한 증인이다.
올해 56세, 신장 1m81, 체중 80㎏의 거구인 릴씨는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출생, 캘리포니아 칼라만 대학을 졸업했으며 대학 때 넓이 뛰기·트랙 선수로 활약한 바 있으나 넓이 뛰기에서 입상을 해보았을 뿐 플레이너로서는 빛을 보지 못했다.
그후 릴씨는 칼라만 대학에서 체육이론을 연구, 경기이론가로 명성을 얻기 시작했는데 그가 치·쳉과 연분을 맺게 된 것은 62년 미국무성 문화교환교류계획에 의해 자유중국을 방문했을 때 이때 릴씨는 치·쳉과 남자선수인 오·아·민 등 2명의 선수를 발굴, 63년 미국으로 데려가 훈련을 시켰는데 오·아·민은 중도에서 기권, 후에 제5회 아시아대회에서 장대높이뛰기에서 4위를 차지하고 은퇴했다.
그후 릴씨는 오직 치·쳉의 훈련에만 전념, 오늘날 세계제일 스프린터로 만들었는데 그는 2년 전 부인과 이혼, 독신으로 지내왔다.
치·쳉이 릴씨와 결혼 설이 퍼지자 자유중국 선수단은 한결같이 어리둥절한 표정이었는데 중국선수단장 양삼씨는『두 사람의 결혼에 대해서는 이미 알고 있다. 다만 결혼식을 중국에 돌아가서 해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