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영 "민간자본 유치 늘려 사업비 부담 줄일 것"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04면

“신도시 등 택지 개발사업에 민간 자본 유치를 확대해 나가겠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이재영(56·사진) 사장은 23일 취임 100일을 맞아 LH 분당사옥에서 연 기자간담회에서 “현 사업 규모를 유지하면서 부채를 줄이기 위해선 민간 자본 유치를 확대해 LH의 사업비 부담을 줄여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LH의 부채는 현재 141조원(금융부채 107조원)에 이른다. 자본금(31조원)의 4.5배를 웃도는 규모로 행복주택 등 국책사업은커녕 정상적인 경영까지 위협하고 있는 상황이라는 게 이 사장의 판단이다.

 그는 “부채를 줄여 재무구조를 개선해야만 행복주택 등도 차질 없이 추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사장은 민간 자본 유치 확대를 위해 확실한 인센티브를 줄 계획이다. 그는 “(민간 자본 유치는) 수익을 보장하면서 리스크를 줄여줘야 가능하다”며 “LH가 토지를 싼값에 공급해 토지임대부 형태로 임대주택을 짓도록 하는 방안이나 땅값은 제대로 받는 대신 LH가 분양 전환되는 아파트의 매입 확약을 해주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임대주택을 지을 때 민간 자본을 최대한 활용하는 리츠 방식도 확대할 계획이다. 이 사장은 11월까지 이 같은 구상을 구체화해 내년 사업계획에 반영할 방침이다. 그는 “내년 사업비(약 20조원)의 20% 정도까지 민간 자본을 끌어들이는 게 목표”라고 전했다.

 부채를 줄이기 위해 구분회계를 보완하고 재고자산 판매에도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LH는 2011년부터 임대 사업과 비임대 사업으로 회계를 분리·적용하고 있지만 공통경비의 경우 사업별로 할당하고 있어 구분회계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85조원에 이르는 재고자산 판매를 위해선 판매목표관리제, 지역본부장을 대상으로 한 경영계약제 등을 도입할 예정이다.

 이 사장은 또 전·월세난 해소를 위해 올해 매입·전세임대 4만 가구를 차질 없이 공급하고, 지역별로 운영 중인 ‘전·월세 지원센터’의 인력을 보강해 서비스를 확대할 방침이다.

황정일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