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 없는 소년을 고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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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4일 서울 서대문경찰서는 구두닦이 소년으로부터 도둑질 자백을 받기 위해 수갑을 채워 거꾸로 매달고 코에 물을 붇는 등 고문을 가한 형사과 장수학 형사 등 3명에 대한 가학행위의 자체조사에 나섰다.
장 형사 등은 2일 밤8시쯤 정보원 김대봉씨(40)를 시켜 구두닦이 오 모군(16, 서대문구 현저3동)을 경찰서 3층 옥상에 있는 특수반에 연행, 오 군이 열흘 전 서대문구 현저3동 산3번지 엄춘봉씨(29) 집에서 트랜지스터와 라디오 1대를 훔친 사실을 자백하라면서 이날 밤 10시까지 오 군에게 매질과 물 고문 등 가학행위를 했다는 것이다.
한편 서대문 경찰서는 특수반 형사들의 가학행위가 말썽이 되자 3일 밤 장 형사를 시켜 엄씨의 처 손영화씨(30)로부터 (지난 10월 26일 오 군이 자기들이 없는 방에 들어갔다)는 진술만을 뒤늦게 받고 오 군을 절도미수 및 주거침입죄로 입건했다.
그런데, 오 군은(엄씨 집에는 평소 자주 놀러 다녔는데 도둑으로 모는 것은 억울하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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