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과 미적 교양|이경성<미술평론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원래 여성은 미 그 자체라서 그런지 자기의 몸치장이의에는 남성보다 미적 창조에 덜 참여하고 있다. 자기를 남에게 예쁘게 보이려고 노력하는 여성에 비하면 남성은 남보다 강하고 잘난것을 보이려고 온갖 몸치장을 해왔다. 그러기에 본질적으로 여성은 우 미이고 남성은 장미인 것이다. 이 여성의 우 미가 지나치게 자기 중심적이고 비창조적 일 때 그곳에서부터 여성의 미적 교양이 상실되고 만다.
미술가로서 위대한 여류작가는 별로 찾아볼 수 없다 .결코 소질의 문제는 아닐 것이다.
그것은 미술에 참여하는 여성들의 열성도 때문에 일어나는 기현상일 것이다.
또 하나의 문제점은 여성은 구체적인 세계에서는 잘 적응할 수 있어도 추상적인 것은 구미에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남자들의 대화가 인생이나 철학, 그리고 예술과 같은 추상적인 것이라면 여성들의 대화는 주로 구체적인 것일 경우가 많다. 서로의 옷 얘기부터 시작하여 신변잡사 등 화제의 꼬리는 주로 가벼운 연기 같은 것으로 날려보낸다. 그러기에 미래학자들은 21세기의 지구를 지배하는 것은 여성이다. 그때가 되면 남성은 과학에 종사하거나 시작에 몰두하는 것, 즉 공상과 추상의 세계에서만 살고 지상의 운영에 필요한 구체적인 일, 즉 경제나 행정·정치는 여자가 맡아서하게 된다고 말하고 있다.
이 말을 어느 미래학자의 단순한 예언이라고 생각지는 않는다. 왜냐하면 지금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고 있는 현상, 예를 들면 가정의 형편이 주부중심이 되어가고 있고 여성의 사회적 지위는 나날이 굳어져가기 때문이다. 이 오늘의 가정제도가 그대로 사회로 번져 가면 그것이 곧 미래학자가 예언한 2O세기가 되어 갈 것이다. 좌우간 여성은 남자보다 취 상에 집착하는 소질이 선천적으로 있기에 그 나름대로의 미적 작업에 종사 할수 있다. 보통 미술 하면 그림이나 조각 같은 것을 생각하지만 그것은 미술의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미술의 분야는 생활의 전 분야에서 일어나는 미적 질서의 창조이기에 생활적인 여성은 생활적인 미술에 적응할 수 있는 좋은 능력을 갖고 있다.
오늘날 세계적으로 활약하고 있는 여러 종류의 디자이너들이 좋은 예를 보여준다. 그렇다면 여성은 어떻게 미적 교양을 기를 것인가. 미술은 눈으로 보는 예술이기에 눈의 훈련 없이는 얻을 수 없다. 가장 손쉬운 일은 회 집이나 미술에 관한 책을 읽는 것이지만 그것만으로 충분하다고는 할 수 없다. 요세 서울시 내에도 박물관·미술관 그리고 화랑 등이 생겨 가치 있고 수준 높은 전람화가 1년을 두고 개최 되고있다. 미술의 산 교실이라고 할 수 있는 그런 곳을 틈내서 부지런히 보러 다니는 것은 가장 좋은 공부의 기회이다. 그리고 열리고 있는 국전 역시 미적 교양을 높이는 기회가 될 것이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