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살 것인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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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수주일 전, 중앙일보의 「여성을 위한 명저 순례」난을 보그 「퀴리」부인전기를 읽어보았다. 그 책은 「퀴리」부인의 둘째딸에 의하여 씌어진 것이었는데 단순히 「라디움」의 발견으로 「노벨」상을 받았다는 사실만 알고있었던 나 자신이 부끄러울 정도로 나는 그 책에서 감명을 받았다.
운명이란, 어떠한 운명에 놓여지느냐 하는 것보다도, 어떻게 운명을 잡아 놓느냐가 중대사라는 것을, 그가 걸어간 길이 잘 말해주고 있다. 그가 그의 형부에게 보낸 편지 속에 『인생은 우리들의 누구에게도 편안한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그러나 그러한 것은 아무렇지도 않습니다. 인내와 특히 자신을 갖는 것이 필요합니다.
우리들은 무엇인가의 재능을 타고난다는 것, 그리고 이 무엇인가에 어떠한 희생을 지불할지라도 도달하지 않아서는 안된다는 것을 믿지 않아서는 아니됩니다』라는 문귀가 있다. 이것으로 그의 인생관이 얼마나 훌륭한가를 알 수 있다.
그뿐인가 또한 그는 「피에르」와 결혼하고 제일 먼저 사들인 것은 가계부였다. 조그만 봉급으로 살지 않을 수 없었으므로 될 수 있는 대로 생활비를 줄여서 남편의 연구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하기 위함이었다. 그리고 그가 결혼하고 기울인 「연구」는, 감자는 어떻게 하면 바삭하게 튀겨질까, 「마카로니」가 붙지 않고 맛나게 요리되려면 어떻게 하면 좋은가, 「옴레트」가 잘못되지 않게 하려면 어떤 주의가 필요한가 하는 따위의 화학(?) 이었다.
한 가정의 알뜰한 주부로서의 일면과 남편에게 맛있고 영양 있는 음식을 먹도록 하고싶다는 부드러운 여자의 마음을 그의 생활에서 볼 수 있었다.
평생을 가난하게 지낸 그지만 그의 인생은 조금도 가난해 보이지 않았으며 「아인슈타인」의 말대로 「퀴리 부인은 모든 저명인사 가운데 명예에 의하여 손상되지 않은 유일한 사람」이었다.
아뭏든 등화가친의 계절에 위대했던 분들의 자취를 책으로 더듬어 나의 부족한 곳을 채우고 「앞으로는 어떻게 살 것인가?」의 명제에 대답을 구하고싶다. [김보애(48·주부·영등포구고척동46의16 고영근씨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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