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것 추구경향의 집약…일본현대판화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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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일본의 중견만화가 42명의 작품이 초대되어 신세계화랑에서 전시중이다. 지난 4월 한국현대판화협회의 회원 작품을 동경의 우에노 미술관에서 전시한 답례로서 주선한 이 한일교류전에는 역시 일본현대판화협회 회원의 작품만이 출품되었다. 주최는 신세계백화점 일본은 종전 후 판화에 대한 열이 고조되어 이제는 붐을 이루고 있다는 소식이다. 협회도 2, 3백을 헤아리는 회원을 포섭하고 있는데, 우리 나라에 있어 통틀어 10여명으로 손꼽히는 판화가수에 비하면 비교도 안될 정도.
이번 선정돼온 42점의 작품은 새로운 것을 추구하는 경향으로 집약한 것 같다. 일본의 전통적 목판화인 부세회 계열의 것은 거의 없고 굳이 찾는다면 배강문웅씨의 『외딴곳』 관야준일낭씨의 『도레도』에서 기법상의 일맥을 짚어볼 수 있을 것이다.
많은 작품들이 실크스크린에 의하였고 또 야광도료로 처리했음이 주목되며 특히 종이까지 구미의 것을 써야하는 그들 나름의 여건이 우리 나라의 작가들에게 퍽 자극적인 상황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노장에 속하는 세전정의씨의 『전화』는 나이를 초월한 젊음으로 간주된다. 학강양 부전문웅 길전수고 취전문명 제씨의 색조디테일은 우선 재료면에서 좋은 조건의 소산이다. 어쨌든 이번 일본의 판화에서 그들 나름의 저력을 찾느니보다 일본에 있어서 구미 풍조의 강력한 영향이 얼마나 버라이어티를 가져다주고 있고 또 그것을 소화하려는 독창성이 무엇인가를 보는 것으로 족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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