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 - 구청 인사 놓고 대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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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광주 남구는 광주시가 중징계하려는 공무원을 승진시키고, 광주시는 남구에 대한 재정.행정적 지원 전면 중단을 결정하는 등 서로 대립하고 있다.

남구는 지난 1일 오후 인사위원회를 열어 5급이었던 윤모 도시개발과장을 4급으로 승진시키기로 결정했다.

남구는 앞서 봉선2지구 택지개발과 관련해 석산공원의 준 주거용지 용도변경을 추진하면서 용도변경이 이뤄지기 전에 공사업체와 계약을 맺는 물의를 빚었다. 이 업무의 실무 책임자가 윤씨였고, 최근 광주시는 윤씨를 징계키로 하고 해명을 요구해 놓은 상태다.

광주시는 같은 날 윤씨 승진 결정 소식을 듣고 정남준 행정부시장 주재로 긴급 간부회의를 열어 남구에 대한 일반사업비와 보조금 지원 등을 중단할 것을 지시했다. 정 부시장은 이 같은 내용을 시 홈페이지 직원 통신란에 올렸다.

광주시 관계자는 "윤씨가 해명서도 제출하지 않은 상태에서 남구가 승진을 결정한 것은 시의 구에 대한 포괄적인 지도.감독권을 무시하고, 인사 행정을 뿌리채 흔드는 것"이라고 밝혔다.

구 직원의 경우 6급 이하에 대한 징계는 구가 직접 하지만 5급 이상은 징계권이 시에 있다.

남구는 광주시의 '예산 지원 중단 결정'이라는 강경 조치와 경고에도 불구하고 2일 윤씨를 원래 계획대로 4급의 도시국장에 발령했다.

남구 직원들은 "인사 갈등 때문에 예산 지원을 중단하겠다는 것은 지나친 감정대응이고, 군사독재시절에나 있을 법한 구태"라고 비난하고 있다.

황일봉 남구청장은 "윤씨는 5년 동안 도시개발과장을 맡으면서 지역발전에 헌신했으며, 남구청 공무원들은 그의 승진을 당연한 일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광주시는 3일 "남구가 시와 협의를 통해 시 공무원을 남구 도시국장에 발령하던 관례를 깨고 윤씨를 자체 승진시킨 것은 인사질서를 문란케 한 것"이라며 윤씨의 강임을 요구했다.

시는 또 윤씨보다 경력이 1~4년 앞선 5명의 공무원을 누락시키고 인사를 실시한 것 등을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이해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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