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 난간 없는 시민아파트 비상계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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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23일 하오 3시20분쯤 서울 서대문구현저 시민아파트 5동3층7호 최병국씨(31)의 맏아들 명균군(3)이 난간 없는 비상계단 3층서 놀다 15m아래 콘크리트 바닥에 떨어져 숨졌다. 난간 없는 비상계단서 일어난 추락사고는 7월 하순 바로 옆 4동305호 이종화씨(30)의 맏아들 정민군(5)이 5층서 떨어져 중상을 입은 것을 비롯, 현저시민아파트에서만도 다섯 번째의 일-. 서울시내 대부분의 시민아파트엔 어린이들의 놀이터가 없어 어린이들이 난간도 없는 비상계단에까지 올라가 놀기 때문에 이 같은 추락사고가 잇따라 일어나고 있다.
주민들은 그동안 서울시와 구청 등에 여러 번 이 같은 위험을 알리고 난간을 해달라고 진정했으나 아직까지 고쳐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반면 난간이 있는 복도·베란다 등에서도 난간사이가 너무 엉성해 추락사고가 잇따르고 있으나 시에선 난간의 안전도 재검을 하거나 대책을 마련치 못하고 있다.
성동구황학동 삼일시민아파트의 경우만도 난간추락사고는 벌써 세 번째.
추석인 15일 밤 5층1호 김만억씨(41)의 2남 용재군(3)이 6층 복도서 놀다 15m아래로 떨어져 부상했고 8월엔 14동3층에서 5월엔 16동5층에서 각각 어린아이와 중년여인이 떨어져 중상을 입었다.
이 복도난간은 높이가 고작 70∼80㎝에 창살사이의 폭이 30㎝로 3∼4세의 어린아이가 빠지거나 난간위로 떨어지기에 안성마춤.
아파트주민들은 복도에 아이들을 내보내기가 겁난다며 여러 번 구청과 동사무소에 진정했으나 역시 대책이 없어 임시 방편으로 판자로 난간사이를 질러 창살사이로 빠지는 위험을 막고있다.
그러나 낮은 난간은 높일 수가 없어 시의 대책만 기다리는 안타까운 형편.
이밖에 지난 4월10일엔 종로구동숭동 동숭시민아파트 8동402호 윤성현씨(34)의 맏아들 영관군(4)이 4층과 5층 사이의 블록 간막이에 기대 놀다가 블록이 밖으로 무너지는 바람에 10m아래로 추락한 것을 비롯, 지난 15일엔 금화시민아파트 43동6층 옥상서 술래잡기하던 최계선씨(43)의 2남 승환군(9)이 낮은 난간위로 넘어지면서 추락하는 등 시에서 안전대책을 세우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올 들어 10여건의 난간추락사고를 잇따라 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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