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가 오르는데 수익? 역설적인 채권상품 눈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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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리가 오르면 채권값이 떨어지는 게 상식이다. 왜 그럴까. 시장금리가 높은 경우 투자자들은 굳이 채권을 사지 않아도 시장금리가 적용되는 고수익의 다른 금융상품을 살 수 있다. 따라서 채권가격은 수요부진으로 자연스럽게 하락하게 된다. 반대로 시장금리가 낮은 경우 시장금리보다 높은 채권의 표면금리가 매력적이어서 수요증가로 채권가격은 상승하게 된다. 그래서 금리상승기에 채권투자는 손실을 볼 가능성이 커지고 반대로 금리가 하락하면 채권의 인기가 되살아나는 현상이 나타난다.

 그런데 이런 상식을 뒤집는 상품이 등장했다. 금리가 상승하는데도 수익이 생기는 역설적인 채권상품이다. 요즘은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움직임이 불거지면서 전세계적으로 오랜동안 이어졌던 저금리 기조가 막을 내릴 조짐이다. 시장금리가 오를 기미를 보임에 따라 투자자들은 채권투자에서 발을 빼려고 한다. 하지만 이 상품만큼은 금리상승에 흔들리지 않고 안정성과 수익성이란 채권 고유의 특성을 그대로 지키고 있어 관심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의 ‘한국투자 시니어론플러스 특별자산펀드’는 미국의 시니어론 ETF(상장지수펀드)와 하이일드채권 ETF 등에 투자해 금리가 오르면 수익률도 오르는 펀드다.

 시니어론(Senior Loan)은 금융기관 이나 펀드 등이 투자등급 BBB-(S&P기준) 이하의 기업에게 운용자금을 빌려주고 이자를 받는 변동금리부 선순위담보 대출채권을 말한다. 일반 채권들은 금리가 상승하면 대부분 가치가 하락하지만 시니어론은 변동금리 적용으로 금리 상승기에도 상대적으로 낮은 변동성을 보인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주춤했던 시니어론은 2010년 이후 빠르게 증가해 왔다. 최근 미국 연준리의 양적완화 축소 발표에 따라 글로벌 금리는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금리가 상승하면 채권가격이 하락하는 일반채권에 비해 금리가 상승 할수록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시니어론의 상품경쟁력이 뛰어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금리 상승기에 적합한 시니어론 ETF에 선별 분산투자하면서 하이일드채권과 물가연동채권 ETF 등에도 자산을 배분해 안정성을 추구하면서 경우에 따라 수익성도 극대화할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한국투자신탁운용 AI운용본부 배현의 팀장은 “금리 상승기에 투자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는 시니어론ETF 등에 투자함으로써 안정적인 이자수익과 가격상승을 통한 자본수익까지 동시에 추구할 수 있다”며 “미국 경기회복에 대한 수혜를 기대하는 투자자들에게 적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펀드는 대우증권과 SK증권 전국 지점 등을 통해 가입할 수 있다.

<서명수 기자 seom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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