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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수업중 학생들 참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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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1996년 중국 윈난(雲南)성 리장(麗江)대지진 이후 7년여 만에 대지진이 발생한 신장(新疆) 위구르 자치구 자스(伽師)현 일대는 24일 무너진 수천채의 가옥과 건물 잔해로 삽시간에 폐허로 돌변했다.

이날 오전 10시3분(한국시간 오전 11시3분) 리히터 규모 6.8의 강진이 덮친 신장 카스(喀什)지구 자스현.바추(巴楚)현은 수업 도중 학교 건물까지 무너져 지금까지 2백58명이 생명을 잃고 1천여명이 잔해더미에 깔려 크게 다쳤다.

지진 발생 초기 수십여명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던 사망자 수가 시간이 갈수록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어 피해 규모는 계속 불어날 전망이다. 현장이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2천9백여㎞나 떨어진 오지여서 통신망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정확한 피해 상황을 파악하기 힘들다고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전했다.

바추현 아라겐 마을의 한 주민은 "1천여명인 마을 주민 중 1백여명이 자기 집에 깔려 숨졌다"면서 "살아 남은 주민들도 전기마저 끊긴 가운데 야외에서 추위에 떨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국무원은 원자바오(溫家寶)부총리 명의의 긴급 지령을 내려 국가 차원의 대대적인 피해자 구조 및 복구 작업에 나서고 있다.

溫부총리는 피해 현장인 자스현으로 양옌인 내무부 부부장을 단장으로 하는 정부 대책팀을 파견하고 긴급 구호를 지시했다.

피해 인근 지역의 각 지방 정부들도 텐트와 이불 및 옷가지 등 구호 물자를 긴급 징발해 피해 지역으로 보내고 있으며 중앙정부 기구인 민정부(民政部)는 각 지방 정부에 대해 구호품을 비롯한 물자와 자금을 갹출할 것을 지시했다.

하지만 자스 지역 외에 신장자치구의 구도(區都)인 우루무치를 비롯, 인근 지역 여러 곳에도 지진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자스현의 한 중학교 건물 붕괴로 10명의 학생이 숨지는 등 어린 학생들의 피해가 상당한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현지 언론들은 "이번 지진으로 대부분 부실한 자재로 지어진 피해지역 학교 건물들이 상당수 주저앉으면서 수업을 듣고 있던 수많은 학생들의 생명을 앗아갔다"고 지적했다.

피해가 가장 심한 자스 지역은 지난달 4일 5.4도의 지진이 발생한 지역. 당시엔 피해는 크지 않아 중앙 지진국과 전문가들이 "당분간 지진이 다시 발생할 염려가 없으므로 걱정할 필요가 없다"며 주민들을 안심시킨 바 있어 대형 지진이 발생하자 이를 비난하는 여론도 들끓고 있다.

중국 최대 인터넷인 신랑(新浪)에서는 네티즌들이 "국가 지진국의 엉터리 예보에 항의한다" "중국의 전문가들은 모두 나쁜 놈"들이라는 글을 올리며 사전 예보 시스템에 허점을 보인 중국 당국에 격렬히 항의했다.

베이징=유광종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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