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81)국립 공원|오재경<기독교방송 운영 이사장>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속리산일대를 국립공원으로 만들어 여기에 대해서 정부가 많은 돈을 들여서 이에 대한 개발을 한다는 신문보도가 있었다. 우리 모두가 푸르름 속에 다정하게 벗하며 살기 위해서 그러한 여러가지 조건이 성심껏 마련되어야함은 재언할 필요조차 없는 것이나 모처럼 국민의 세금으로 소중한 또 하나의 사업이 마련되어 국민 누구나가 이것을 자기들의 값진 문화적 유산으로 가꾸어 나가기 위해 여기에 기본되는 조건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느끼는 것이다. 이러한 거창한 사업을 마련해서 우리 모두가 그 즐거움에 마음껏 젖기 위해서는 그 무엇보다도 남의 물건을 자기 물건처럼 소중히 여기는 습성이 마련되어 이것이 자랑할만한 국민성으로 커나가야 하는 것이다.
미국의 어느 국립공원을 가보고 그것이 마련된 경위를 살필 기회가 있었다. 그것은 정부가 그 필요성을 느껴서 앞장 선 것이 아니라 그 고장의 대를 이어 산 사람들이 불타는 애향심으로 그 아름다움을 국민 모두의 소중한 재산으로 가꾸어 올리기 위해 그 고장의 뜻을 같이하는 사람들이 그들의 성금을 모으고 그 고을 출신의 유력한 인사의 후원을 얻어 국립공원으로서의 기본적인 조건을 마련하고 이것을 정부에 내어주어 보다나은 조건의 국립공원으로 마련하게 했던 것이다. 아름다운 고장을 찾아가면 그 아름다움이 사람의 손으로 지저분하게 쓰레기통처럼 보기 흉하게 되어 있음을 볼 때 그 자연의 아름다움이 사람의 손이 탐으로 해서 더욱 더 아름다와지는 사회와 그렇지 못한 우리의 삶을 비교하여 서글퍼하는 그러한 조건을 하루빨리 벗어버리지 않으면 안된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