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업·금융축구 통합 뒤의 문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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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금융단 축구 10개「팀」이 지난 1일 실업축구연맹에 가입서를 제출함으로써 2년간 지속된 실업-금융단의 축구분규가 해결단계에 접어들었다. 그러나 두「그룹」간에 얽힌 감정대립 때문에 완전해결까지에는 많은 고비가 예상된다.
실업-금융간의 통합은 대한축구협회의 거중 조정으로 일단 성공, 형식적이나마 대학수준이상의 축구「팀」을 한데 묶고 분규에 종지부를 찍었다.
그러나 금융「팀」을 흡수, 19개「팀」으로 비대해진 실업축구는 무엇보다 두 「그룹」간에 얽힌 감정대립이 문제이며 이 때문에 이사회의 구성과 「리그」의 방법 등에도 격심한 혼란이 예상-.
축구계의 종주권을 내세워온 실업연맹은 64년에 창설, 그 동안 명실공히 한국축구의 간판이 되어 오다가 68년 후반기부터 금융「팀」이 속속 창설되자 축구행정에 큰 혼란을 빚었다.
금융단은 당초 수준이 낮다는 이유를 내세워 실업에 가입치 않고 금융단 연맹전을 일방적으로 거행, 협회의 보호아래「유령단체」로 성장하면서 실업과 경쟁적인 입장을 취했다.
그러나 금융「팀」은 기존의 실업「팀」에서 선수를 무차별「스카우트」, 출발시부터 금융과 실업간의 감정이 극대극이었으며 그후 양「리그」가 진행되는 동안 감정은 더욱 격화, 걷잡을 수 없는 소용돌이 속에 빠지고 말았다.
이렇듯 두 「리그」의 감정이 악화되자 이번에는 축구협회가 직접개입, 지난 5월 말일을 시한부로 실업연맹에 가입치 않는 금융「팀」에는 대통령배 쟁탈축구대회의 출전자격을 박탈하겠다는 강경책을 내세우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금융「팀」이 6월 3일 가입서를 실업연맹에 일괄 제출하여 실업-금융간의 통합은 일단락 되는 듯했으나 금융「팀」이 대통령배 쟁탈대회의 출전자격을 얻어놓고는 가입서를 회수, 백지상태로 되돌아갔다.
실업은 금융의 처사가 납득할 수 없다는 것이며, 금융은 실업이 자기들을 받아들일 준비가 없기 때문에 철회했다고-.
통합작업이 벽에 부딪치게되자 협회는 또다시 강경책을 내세워 통합을 지시하고, 금융단도 이를 받아들여 이번엔 일단락 된 것이다.
그러나 금년도의 집행부 구성과 「리그」의 운영문제 등이 그 동안에 얽힌 감정 때문에 어떻게 처리될지 의문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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