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기업 2004년 49조 순익…사상최대 경영 실적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01면

지난해 내수경기가 바닥인 상황에서도 국내 상장 기업들은 사상 최대의 경영실적을 올렸다. 부채비율이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는 등 재무구조도 튼실해졌다. ▶중국과 미국 등으로의 수출이 계속 잘 됐고▶저금리로 금융부담이 많이 줄어든 데다▶기업들의 구조조정 노력도 속속 결실을 본 덕분이다.

3일 증권선물거래소가 12월 결산 상장 법인 531개 사의 지난해 실적을 집계한 결과 당기순이익은 총 49조5239억원으로 전년보다 101.2%나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매출 증가율(17.05%)을 훨씬 웃도는 것이다.

제조업체의 경우 수출 비중이 높은 기업의 실적이 두드러진 가운데 당기순이익이 전년보다 56% 늘어나 사상 최대규모인 46조9970억원을 기록했다. 제조업체들의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은 9.7%였다. 1000원어치를 팔아 97원을 남겼다는 뜻이다. 이는 지난해(87원) 실적을 크게 앞지른 사상 최고의 수익성이다.

삼성증권 이기봉 연구위원은 "기업들이 달러 약세와 유가 상승 등 불리한 여건 속에서도 품질 고급화를 통해 꾸준히 시장 지배력을 확대한 결과"라며 "반도체.정보기술(IT)제품.자동차.선박 등 주력 수출 품목들은 고가.고부가가치화로 판매 마진이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제조업체들의 재무구조도 갈수록 좋아지고 있다. 조사 대상 521개 제조업체의 자본 총액은 평균 14.5% 늘어난 데 비해 부채 총액은 0.56% 증가하는 데 그쳐 부채비율이 사장 최저치인 91.2%로 떨어졌다.

표재용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