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에 알리려면 국회보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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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정부·여당 간부들은 지난 25일 저녁 삼청동 국무총리 공관에서 불고기 「파티」를 열어 정래혁 국방장관으로부터 「호놀룰루」회담의 경위를 보고 받고, 정 장관 일행의 수고를 위로했다.
박 대통령도 참석한 모임에선 정 국방이 이준열사의 고사까지 인용하면서 비장한 결의를 표명한데 대해 박수를 보냈으며 회담에 참석했던 다른 대표는 『정 장관이 전략전술문제까지 꼬치꼬치 들어 미국 대표들을 설득했을 때 한 미국대표가 국방장관이 어떻게 저런 문제까지 파악하고 있느냐면서 놀라더라』고 보고했다.
정부측에서 박 대통령과 정 총리·최 외무·정 국방·신 문공장관과 김 중앙정보부장 등이, 공화당 측에서 백 정책위의장·차 외무·민 국방위원장 등이 참석한 이 모임에서 정 국방의 「호놀룰루」 회담결과를 어떤 형식으로 국민에게 알릴 것인가를 얘기하던 끝에 박 대통령이 『국민에게 알리는데는 국회에서 보고하는 것이 좋은 방법』이라고 말해 27일 외무·국방위 연석회의를 열게 됐다는 것.
○‥‥그러나 정 장관의 보고를 받는 여·야 의원들은 이번 회담이 미군 감축을 기정사실화 한 것이 아닌가해서 신경을 곤두세웠다.
27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외무·국방위 연석회의에 앞서 민병권 국방위원장은 『정 국방의 노고는 컸지만, 그 성과에 대해선 회의적』이라고 했고, 김대중 (신민) 김익준 (정우)의원 등은 『회담을 전·후한 미국 측 대표들의 발언을 보면 각료회담의 성과는 불만스럽다』 고했다.
이에 대해 정 장관은 『감축문제는 논의대상조차 되지 않았으며 국군 현대화에 큰 진전을 보았다』면서 『한·미간에 이견이 있었던 것처럼 알려진 것은 사실과 다르다』고 자신만만.
이날 연석회의에는 신민당 소속 국방위원들이 월남 시찰 중이어서 야당 측에선 유진산 당수와 김대중 의원만이 참석했다.
○‥··지난달 창당준비대회 후 숨소리가 없던 가칭 국민당은 준비위원장인 윤보선씨가 26일 미국방문을 끝내고 귀국함에 따라 다시 움직일 모양. 『도미 중에도 일을 계속하라』 는 해위의 지시가 있었지만 『그분과 의논해서 일하는 게 도리』라고 해서 신당 추진인사들은 윤씨의 도미 후 일절 창당 작업에서 손을 떼고 있었던 것.
신당 추진「멤버」들은 곧 30인 운영위와 실무 집행 부서를 구성한 뒤 내달 초 중앙선관위에 창당 준비위 등록을 하고 지구당 조직에 들어설 계획인데 창당대회는 당초예정보다 늦어져 10월에나 열게 될 것 같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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