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복 매출 늘리자' 롯데백화점 대표 캐주얼 차림 출퇴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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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청바지에 체크 재킷으로 비즈니스 캐주얼 차림을 한 롯데백화점 신헌 대표. [사진 롯데백화점]

신헌(59) 롯데백화점 대표는 최근 비즈니스 캐주얼 차림으로 출근하는 일이 잦아졌다. 청바지에 체크 무늬가 큼직하게 들어간 재킷을 멋스럽게 걸치는 식이다. 임원회의나 협력사 대표 간담회가 있는 날일수록 다양한 옷차림을 선보인다. 신 대표는 임원들에게 “패션업체 임원들이 패션을 선도해야 한다. 그래야 고객들도 새로운 스타일에 관심을 갖는다”고 강조한다.

 신 대표는 지난해 대표를 맡은 이후 ‘젊고 패션이 강한 백화점’이라는 과제를 내걸었다. 세계적으로 유행하는 컬러를 마케팅 활동에 접목하라고 지시하는가 하면 최근 개최된 협력사 초청 간담회를 앞두고는 드레스 코드(행사 참석자들에게 요구하는 복장)로 ‘데님(청바지)’을 제안하기도 했다.

 롯데백화점은 신 대표의 주문을 반영해 29일부터 ‘비즈니스 캐주얼 착장 캠페인’에 나섰다. 격식을 갖춘 정장 차림보다 선호도가 높은 비즈니스 캐주얼 차림을 확산시켜 남성복 시장을 활성화하자는 취지다. 롯데백화점은 남성복 매장마다 패션 감각이 뛰어난 ‘쇼핑 가이드’를 배치해 비즈니스 캐주얼을 처음 시도하는 고객들의 코디를 도울 계획이다. 이들 가이드는 매장에서 쉽게 알아볼 수 있도록 배지를 패용하고 손님들을 맞는다. 또 9월부터는 백화점 남성 CMD(선임상품기획자)가 직접 비즈니스 캐주얼 코디 방법을 소개하는 ‘스타일링 클래스’를 운영한다. 본사 직원부터 클래스를 시작해, 주요 대기업 직원들로 대상을 확대할 계획이다.

 남성 패션시장이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최근 5년간 롯데백화점 남성 정장 상품군은 -1%가량 성장이 뒷걸음친 반면 캐주얼과 잡화는 각각 15%, 25% 신장했다. 비즈니스 캐주얼 상품이 남성 패션을 주도하고 있는 셈이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국내 남성복 시장에서 비즈니스 캐주얼이 차지하는 비중이 2012년 57%에서 2018년에는 75%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며 “남성 패션 트렌드의 변화에 맞춰 다양한 마케팅 전략을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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