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아동의 가치관|아동 및 청소년 개발계획 세미나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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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아동 및 청소년 개발계획에 관한 세미나가 보사부·내무부·법무부 공동주최로 25일∼29일 타워·호텔 회의장에서 열리고 있다. 2년에 가까운 연구와 검토끝에 마련된 이번 세미나는 극동에서는 처음 열리는 대회로 관계당국은 이 모임에서 충분히 토의하고 결론을 내려 3차 5개년계획에 반영할 계획이다. 세미나 첫날인 25일 정원식교수(서울대사대 교육과)는 한국아동의 가치관에 대해 발표하였는데 그 내용을 간추려 보면 다음과 같다.
인간의 가치관은 행동의 방향을 결정지어 줄 뿐 아니라 행동의 동기를 부여하기때문에 근대화된 가치관의 조성없이는 국가발전을 기대하기 어렵다.
따라서 빠른 속도로 근대화되어가고 있는 현사회에는 이에 맞출 수 있는 근대적인 가치관, 사고방식, 태도등이 요구되고 있다. 특히 자라는 아동에게는 전통적인 가치관과의 차이에서 오는 마찰과 갈등을 피하고 그위에 근대적인 가치관을 심어줄 책임이 기성세대에 있는 것이다.
요즘 아동(18세미만)의 가치체제를 보면 다분히 물질주의로 흐르고 있어 『돈이면 최고다』라는 사상이 강하며 특히 도시아동의 경우 합리주의 발전, 개척에 가치를 두고 있으나 애타의 감정이 감소되고 협동적인 가치보다는 경쟁적인 가치가 우세하다.
아동의 가치관 습득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것은 역시 가정이며, 가정중에서도 특히 아버지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그러나 어려서 생긴 가치관은 학교에 다니면서부터 학교교육, 친구, 매스컴의 영향을 받아 재구성되는데 이 시기는 중1에서 중3 사이이며 이때 구성된 가치관은 특별한 충격이나 사고가 없는 한 그 사람의 일생을 지배하게 된다.
이 중에서도 가장 심한 영향을 주는 것이 매스컴으로 특히 전파를 통한 라디오·텔리비져·영화등은 교육이나 가정이 도저히 따를 수 없는 힘을 가지고 아동속에 파고들어 무차별 폭격을 가하고 있는 것이다
지금의 청소년이 자라서 나라의 주인이 될 날을 생각해볼 때 매스컴의 내용은 좀더 정화되어야하며 아동이 모방할 수 있는 모델을 선정해서 이들에게 실어주는 것이 사회가 하여야 할 가장 시급한 일이다. 또한 교과서에 나온 인물의 3분의 2이상이 현재 한국이 지향해야 할 가치관과 일치하는 인물이 못되며 4분의 l이상이 외국인인 점을 보면, 청소년의 사고방식을 탓하기에 앞서 이들이 근대사회에 맞는 가치관을 갖도록 사회에서 얼마나 노력하고 있는가를 반성해 보아야한다. <이은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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