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여준 "박근혜 정부, 자질 함량 많이 떨어져"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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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중앙포토]

지난해 대선에서 문재인 캠프에서 활동한 윤여준(74) 전 환경부 장관이 출범 6개월을 맞는 박근혜 정부에 대해 “기대보다 굉장히 준비가 부족했던 정부”라고 평가했다.

윤 전 장관은 26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박 정부 내각이 업무를 시작한 지 석 달밖에 안 돼서 성과를 내놓을 시간이 아니다”라면서도 “기대보다 준비가 부족했고, 자질이나 함량도 많이 떨어진다”고 평가했다.

이어 윤 전 장관은 “점수로 준다면 후하게 줘서 70점을 주겠다”고 했다.

박근혜 정부가 가장 잘한 분야는 남북관계를 꼽았다. 윤 전 장관은 “개성공단이나 이산가족 상봉이 성사됐다. 과정을 보면 원칙을 지키면서 신축성을 발휘했다. 양보하면서 합의를 이끌어낸 것은 높이 평가해야 한다”고 했다.

반면 가장 잘못한 분야로는 정치를 꼽았다. 윤 전 장관은 “우리가 민주화된 지가 26년째인데 원내 127개 의석을 가진 제1야당이 민주주의 수호를 내걸고 장외투쟁을 하고 있다. 이유가 무엇이 됐든 이건 대통령이 정치를 잘못한 것”이라고 했다.

윤 전 장관은 국가정보원 대선개입과 관련해 “국가정보원이라는 건 대통령이 지휘감독을 하는 국가정보기관이다. 자신이 당선됐던 선거에서 개입했다는 의혹이 생긴 것”이라며 “마치 청와대는 대통령이 야당대표를 만나는 것을 크게 베푸는 것처럼 생각하는 모양인데 민주주의 국가 대통령은 야당 대표가 만나자면 언제든 만나야 할 책임과 의무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야당도 어차피 장외투쟁을 나왔는데 아무 얻은 것 없이 돌아갈 수 있겠나. 당장 정기국회가 곧 다가올 텐데 야당이 끝내 장외투쟁을 고집하면 야당도 여론의 비판을 받는 면이 있겠지만 대통령과 여당도 국민의 지지받기 어렵다”며 “시간이 지나가면 어차피 이 책임은 대통령한테 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민주당의 3ㆍ15부정선거 언급 논란에 대해 “민주당이 조금 지나친 표현을 쓴 것”이라며 “물론 분노가 격하다 보니까 그런 말이 나간 것 같은데 청와대가 한 번 거기에 대해서 문제제기를 하고 다른 것으로 포용하면 오히려 청와대가 돋보이는 것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마지막으로 윤 전 장관은 4년 반의 임기가 남은 박근혜 정부에 조언을 전했다. 윤 전 장관은 “우리나라 헌법 제1조 1항이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그럼 (대통령이) 민주공화국이 어떤 나라인지를 알아야 한다”라며 “이걸 잘 모르면 취임 선서할 때 ‘나는 헌법을 준수하고’ 하잖아요. 자기가 준수해야 될 헌법을 잘 모르는 것같이 느낄 때가 많다”고 말했다.

윤 전 장관은 “우선 민주공화국이라는 게 어떤 나라이며 어떤 운영원리로 이끌어야 되는 건지 깊이 성찰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또 “대한민국이라는 나라가 아버지가 통치하던 60년대, 70년대하고는 규모면에서나 다원화된 면에서나 엄청나게 바뀐 나라다. 이제 대통령의 지시 한마디로 국정이 운영이 되고 단기적인 성과가 나오던 시절이 아니다”라며 “반드시 국민의 의사를 물어야 되고 야당에서 동의를 받아야 되는 것”이라고 했다.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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