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개구리소년' 행적 재구성에 수사력 집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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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구리소년 사건을 수사중인 대구지방경찰청은 6일 실종 사건이 발생한 1991년 3월 26일 당일 개구리소년들의 최종 목격 시간을 추적하는 등 이들의 행적을 재구성하는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6일 오후 현재까지 경찰이 확인한 개구리소년들 최종 목격 시간과 장소는 당일 오후 2시께 대구시 달서구 와룡산 불미골 입구로 인근 주민이 제보한 것이다.

경찰은 그러나 이보다 앞선 시간에 와룡산에서 비명소리를 들었다는 전화 제보와 오후 4시께 불미골 반대편에서 이들을 목격했다는 진술 내용이 엇갈림에 따라 제보자들을 상대로 재조사를 벌이는 한편 당시의 수사기록도 재검토하고 있다.

경찰은 "실종 당일 오전 10시께 유골 발견 지점에서 2㎞가량 떨어진 와룡산 서재 방향에서 '으악'하는 비명소리를 들었다"는 당시 대구에 거주했던 함모(22.경기도 남양주시)씨의 제보 내용을 재확인하기 위해 이날 함씨의 거주지 등에 수사대를 급파했다.

이에앞서 경찰은 함씨와의 전화 통화에서 함씨가 당시 동네 친구 등 일행 3-4명과 함께 있었음에도 유독 함씨만 비명을 들었다는 진술을 확보함에 따라 일단 신빙성은 높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함께 경찰은 사건발생 직후 수사자료를 재검토하는 과정에서 당시에는 제외시켰던 제보내용도 재확인하고 있다.

경찰은 수사기록 가운데 "26일 오후 4시께 유골 발견 지점에서 동쪽으로 2-3㎞가량 떨어진 금호JC 인근에 있는 무학사 주변에서 5-6명의 소년들이 놀고 있는 것을 보았다"는 지난 91년 11월 당시 평리중학교 1학년 박모(14)군의 제보 내용도 재확인키로 했다.

경찰은 또 "실종 다음날인 27일 오후 6시께 대구시 달서구 신당동 모 상점 앞에서 이들을 목격했다"는 당시 성서초등학교 3학년 김모(11)양 등 2명의 신고내용과 "28일 오후 5시 30분께 신당동 와룡산 중턱에서 이들을 목격했다"는 성서초등학교 3학년 강모(11)양 등 3명의 당시 제보내용도 재검토했으나 신빙성이 높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이밖에도 경찰은 "26일 팔달교 부근 도로에서 지나가는 트럭의 화물칸에서 '살려달라'는 어린이의 비명을 들었다"는 익명의 제보 등 이날 하루 수사본부에 접수된 6건의 제보내용에 대해서도 사실 확인 작업을 벌이고 있다.

한편 경찰은 개구리소년들을 살해한 후 암매장했을 가능성과 관련, 지난 98년 8월과 9월께 유골이 발견된 지점 인근에서 가지치기 작업을 벌였던 달서구청 공공근로자 100여명 가운데 현재까지 10여명의 소재를 파악, 조사를 벌였으나 특이점을 발견하지 못했다. (대구=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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