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은하게 매끄럽게 … 가을 피부에 벨벳 바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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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가을 화장할 땐 ‘벨베티(velvety)’란 단어를 유념해야 할 것 같다. 올 가을·겨울용 패션 트렌드를 소개한 세계적인 패션쇼 무대의 디자이너 대부분이 ‘벨베티’ 화장법으로 조화시킨 작품들을 선보였기 때문이다. 벨베티는 ‘벨벳처럼 부드러운’이란 뜻의 영어 단어. 피부를 벨벳처럼 고급스럽고 부드럽게 표현하는 화장법이다. 국내외 화장품 브랜드들도 이에 맞춰 ‘벨베티 피부’를 연출하는 각종 화장품을 새로 내고 있다. 기초 화장품을 비롯해 립스틱 등 색조 화장품에도 ‘벨벳’이란 단어를 넣은 제품이 많아졌다. 벨벳은 포르투갈 말로 ‘벨루도(veludo)’라 불리는데 이것이 잘못 알려져 ‘비로도’로 부르는 사람들도 있다. 비단을 아주 얇은 실로 엮어 짜서 감촉이 보드라운 천이다. 16~17세기엔 귀족이나 성직자 의상에 많이 쓰여 고급 이미지를 구축한 소재다.

최근 수년간 인기를 끌었던 ‘물광’‘윤광’‘촉광’ 등의 화장법은 얼굴에서 반들 반들한 윤기가 흐르도록 하는 것이 포인트. 하지만 벨벳 피부 표현은 반짝 반짝하는 윤기 보다는 은은한 멋을 추구한다는 점에서 다르다. 화장품 브랜드 ‘조르지오 아르마니’의 페이스 디자이너 신일호 과장은 “매끄럽고 촉촉해 보이면서 피부 속에서 빛이 감도는 것 같은 우아한 바탕 화장이 벨벳 화장법의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그와 함께 알아본 올 가을용 벨벳 피부(사진) 화장법은 이렇다.

1 토너를 신경써 골라야 한다. 토너에 ‘살리실산’과 ‘히알우론산’이 들어 있는 것이 좋다. 살리실산은 각질을 정돈해 주고 히알우론산은 피부를 촉촉하게 해 준다. 일주일에 2~3번 정도 토너를 화장솜에 듬뿍 적셔 양볼과 이마에 10~15분 정도 붙여 두면 각질 제거와 수분 공급에 더 도움이 된다.

2 본격적인 화장에 앞서 피부결 자체를 삶은 달걀처럼 매끄럽게 만들어 준다. 실리콘 성분을 기본으로 한 ‘프라이머’가 필수다. 모공이 잘 드러나는 T존 부분과 눈과 입 가장자리 등 잔주름이 신경쓰이는 부분에 프라이머를 세밀하게 바른다. 이때 주의할 것은 적당량이다. 프라이머를 문지르듯 바르거나 덧바르면 화장이 들뜨고 부자연스러워 진다. 대개 여성 새끼 손가락 절반 크기로 짜서 쓰면 충분하다.

3 ‘시머(shimmer)’로 바탕 화장의 포인트를 연출한다. 반짝거리는 ‘펄’이 들어간 액체형 시머를 붓으로 펴 바른다. 파운데이션 전 단계여서, 펄이 은은하게 빛을 내 준다. 취향에 따라 시머 색상을 고른다. 금빛 시머는 자연스럽고 따뜻한 느낌에 알맞고 분홍빛은 화사하고 여성스러운 모양새를 만들어 준다.

4 오일 성분 파운데이션은 벨벳 피부 화장법의 필수 요소로 오일에다 색상 입자를 섞은 파운데이션을 써야 제대로 효과가 난다. 신경써 마련한 바탕 피부결이 자연스럽게 도드라지면서도 파운데이션 특유의 커버력도 살려준다. 파운데이션 용액을 손바닥에 짜서 적당량을 얼굴에 펴바른다. 파운데이션 입자와 오일 성분을 손바닥 온도로 데워 피부에 빠르고 부드럽게 스며들도록 하기 위해서다. 에센스 바르듯 피부결에 따라 얼굴 안쪽에서 바깥쪽으로 바른다. 광대, 콧등에 먼저 바르고 남은 양을 턱, 입 주변, 이마 끝까지 고르게 바르면 된다.

강승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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