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세르의 공보상인 된 전 알·아람 주필 헤이칼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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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나세르 통일아랍공화국 대통령이 가장 신임하고있는 정치고문격인 모하메드·하사네인·헤이칼씨(46)가 4월말의 내각개조에서 공보상으로 입각했다. 헤이칼씨는 카이로의 반관지 알·아랍의 편집장으로서 아랍세계에서는 가장 저명한 인물의 한사람이다. 더구나 신문계를 대표하는 거물일 뿐 아니라 사실상 나세르의 두뇌집단중의 실력자인만큼 이번의 입각이 가지는 의의는 클 것 같다.
나세르는 이제까지에도 몇번이나 헤이칼씨에게 각내 협력을 요청했으나 그럴때마다 그는 신문인으로 종신하고싶다는 생각에서 그것을 사절해왔다.
그러나 대이스라엘전이 장기지구전의 양상을 띠고 중동정세 전체가 복잡해지는 현재 나세르는 거국일치의 협력내각을 조직할 것을 결의, 현안의 헤이칼씨 내각을 강력하게 요망했다.
실제로 알·아람 편집장으로서의 헤이칼씨는 나세르의 대변인격 역할을 다해왔다. 매주 금요일에 동지 제1면을 장식하는 헤이칼씨의 사설은 나세르의 중동정책을 가장 충실하게 대변하고있으며 어떤때에는 강경한 주전론을, 또 어떤때는 평화론을 펴 나세르정책과 일치된 논진을 전개해왔었다.
그런 의미에서는 보통의 저널리스트와는 달리 정치적인 역할도 해왔다고 하겠다.
국민지도상이란 국내의 신문과 방송검열을 담당하는 중요한 자리이다.
나세르가 헤이칼 신국민지도상에게 기대하고 있는것은 전시하에 있는 아랍공화국민에 대한 강력한 위기의식의 피아르이며 일치단결에의 지도이다. 각내에서는 아마도 관방장관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나세르정책의 이론적 뒷받침을 직접으로 맡게 될 것이다.
혁명이전 비밀결사의 자유장교시대의 나세르중령과 맺었던 친교가 지금 위기에선 아랍공화국을 같이 이끌어 나갈 운명으로 이어나가게 된 셈이다.
미국의 아메리카대학에서 신문학을 전공한 헤이칼씨는 알·아람사에 들어가기전 이집션·가제트등 몇몇 신문에서 기자로 일한 시종일관한 저널리스트이다.
1948의 팔레스타인전쟁에 종군한 것이 기자로서의 처음의 활무대였다. 그이래 아랍제국에서의 큰 사건은 물론 한국전쟁과 아아회담에 이르기까지 문자그대로 세계를 뛰어돌아 국제기자로서의 경험을 쌓고있다. 그런 현장에서 수련을 쌓은 경험에대해 아랍제국에서 제일가는 논객으로서의 그의 관록이 앞으로 정계에서 어떻게 살려질 것인가가 주목된다.
혼미속에서 방황하는 아랍정국에서 신문인에서 정치인으로 전신한 그가 어떤 이니시어티브를 발휘할 것인지 기대가 큰 모양이다. <동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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