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주 동안만 '슈가포바'로 하려다가 … 이미지 구긴 샤라포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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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여자테니스 세계랭킹 3위 샤라포바가 운영하는 사탕 제조업체 슈가포바의 광고 사진. [인터넷 캡처]

여자프로테니스(WTA) 세계랭킹 3위 마리야 샤라포바(26·러시아)가 개명 해프닝으로 팬들의 질타를 받았다. 본업인 테니스보다 부업인 사탕 사업에 더 신경 쓰는 태도로 비쳐져서다.

 21일(한국시간) 미국 스포츠 전문 매체 ESPN에 따르면 샤라포바의 에이전트인 막스 아이젠버드가 “샤라포바가 ‘슈가포바(Sugarpova)’로 성(姓)을 바꾸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샤라포바는 이번 시즌 마지막 그랜드슬램 대회인 US오픈이 열리는 26일부터 다음 달 9일까지 약 2주 동안 슈가포바로 개명할 계획이었다. 슈가포바는 샤라포바가 지난해 론칭한 사탕 브랜드다. 지난해에만 전 세계에서 180만 팩이 팔렸다. US오픈은 70만 명의 관중이 몰리는 빅 이벤트다. 슈가포바로 개명을 추진한 데는 어마어마한 홍보 효과를 누리겠다는 포석이 깔려 있다.

 그러나 절차가 복잡하고 시간이 부족해 단념했다. 샤라포바는 국적이 러시아다. 현재 거주지인 미국 플로리다주 법원에서 이름을 바꾸기 위해서는 지문 채취, 법원 진술 등 까다로운 과정을 거쳐야 한다. 또 샤라포바가 이름을 바꾼다고 해도 US오픈 후 바로 중국과 일본으로 투어를 떠나야 해 이름을 원상태로 복구할 시간도 빠듯했다.

 미국 경제 전문매체 포브스가 발표한 2013년 세계 여성 스포츠선수 수입 랭킹에서 샤라포바는 총 2900만 달러(약 323억원)를 벌어 1위에 올랐다. 2위는 2050만 달러(229억원)를 번 세리나 윌리엄스(32·미국)다. 테니스 랭킹에서는 세리나가 1위지만 샤라포바(테니스 랭킹 3위)는 광고 등 부가 수입이 많았다.

 미국 뉴저지의 한 테니스 팬은 “샤라포바는 이미 많은 돈을 벌었다. 더 많은 돈을 왜 원하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또 다른 팬은 “도대체 테니스에 집중하고 있는 것은 맞나”라고 반문했다. “이렇게 사탕에만 신경 쓰다가는 US오픈 1회전에서 탈락할 것”이라고 경고한 팬도 있었다.

박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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